“제발 곽빈, 문동주랑 비교하지 마” 키움 안우진, 재활경기에도 160km 던지는데

2023년 팔꿈치 토미 존 수술에 이어 사회복무 중 벌칙 펑고를 받다 어깨까지 다치며 두 번 수술대에 올랐던 안우진이, 955일 만에 돌아온 지 세 경기째에 트랙맨 기준 160.3km를 찍었다. 재활 경기인데 리그 최고 구속이다.

여기에 전날 알칸타라에게 배워서 실전에서 처음 던진 스플리터까지 선보이며 3이닝 6삼진 1실점을 기록했고, 키움은 삼성을 6-4로 잡았다. 키움의 하위권 경기력 때문에 가려지고 있을 뿐, 안우진 개인의 투구는 지금 리그에서 비교할 상대가 없다.

어제 배워서 오늘 실전에 던졌다

이날 가장 화제가 된 건 구속보다 오히려 스플리터였다. 3회초 선두타자 박세혁을 상대한 3구째 변화구가 기록지에는 포크로 새겨졌지만, 안우진은 스플리터라고 정정했다. 알칸타라에게 배운 공인데, 배운 시점이 하루 전이었다.

안우진은 “어제 캐치볼 연습을 하면서 배웠다. 던져봤는데 기존에 배웠던 것보다 훨씬 편해서 오늘 바로 사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어디를 보고 던져야 하는지, 어디에 던지면 어떤 타구가 나오는지, 카운트용으로 쓸 때 위험하진 않은지까지 다 확인하고 확신을 받은 뒤 실전에 올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라울 선수가 자기가 알려준 거라고 계속 얘기하더라. 고맙다고 꼭 써줬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하루 만에 배워서 실전에서 통하는 선수가 현재 KBO에 몇 명이나 있을까.

160km 벽을 뚫었다

1회 1사에서 박승규에게 던진 4구째 직구가 트랙맨 기준 160.3km를 찍었다. 12일 복귀전에서 찍었던 159.7km의 종전 기록을 넘어선 것이고, 올 시즌 리그 전체에서도 최고 구속이다.

안우진은 “모든 힘을 짜내서 던진 공은 아니었다”면서 “항상 159km 근처로 나왔는데, 벽을 뚫은 느낌이다. 뚫었으니 앞으로 더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제구도 챙겼다. ABS 존 구석에 박히는 변화구로 삼진 6개를 솎아냈고, “3경기 만에 처음으로 ABS의 맛을 느꼈다”며 웃음을 지었다.

곽빈, 문동주와 비교하는 게 맞나

팔꿈치 토미 존 수술 후 복귀한 투수들이 구속을 완전히 회복하기까지 통상 1~2년이 걸린다는 게 야구계의 통설이다. 곽빈이 5경기 만에 겨우 첫 승을 챙기고, 문동주가 어깨 부상으로 아예 시즌 아웃된 이 시점에 안우진은 재활 세 번째 경기에서 리그 최고 구속을 찍고 전날 배운 변화구를 실전에서 통하게 만들었다.

이강철 KT 감독도 이미 “우리나라에서 저 구속에 제구까지 좋은 선수는 안우진밖에 없다”고 했다. 아직 이닝 제한 빌드업 중인 선수한테 나온 말이다. 다음 등판부터는 배동현과 함께 선발 로테이션을 돌게 된다.

3경기 동안 이닝을 소화하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 안우진이 5월부터 80구, 정상 선발 체제로 전환되면 키움 입장에서는 최하위 탈출의 가장 강력한 무기를 드디어 손에 쥐게 된다.

안우진은 배동현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며 “형이 선발로 나가서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는데, 형한테 너무 고맙다”고 했다. 앞으로 같이 타고 다닐 일이 없어진다는 게 아쉽다면서도, 이제 각자 선발로 로테이션을 도는 게 키움에는 훨씬 이득이라는 걸 둘 다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