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이트 햄스트링, 에르난데스 팔꿈치 염증, 문동주 어깨 관절 와순 손상 수술. 한화 선발진이 줄줄이 무너지는 동안 한 명은 꿋꿋이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6일 광주 KIA전, 류현진이 6이닝 85구 4피안타 8탈삼진 1실점으로 팀의 7-2 승리를 이끌었다.

KBO 통산 120승, 한미 통산 198승이 됐다. 그런데 류현진은 “개인 기록보다 팀이 안 좋은 분위기였는데 이길 수 있어서 더 좋다”고 했다. 200승이 2개 남았다고 하자 “몇 승 남았습니까”라고 되물으며 껄껄 웃었다. 20년 전에도 이랬고 지금도 이렇다.
위기마다 틀어막았다

이날 류현진은 1~3회 3이닝 연속으로 2사 후 득점권에 주자를 허용하는 위기를 맞았다. 1회에는 아데를린을 헛스윙 삼진으로, 2회에는 박민을 유격수 땅볼로, 3회에는 최근 타격감이 절정인 김도영을 초구 직구로 유리한 카운트를 잡은 뒤 7구째 바깥쪽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끌어냈다.

존 구석구석 박히는 공을 커트해내며 버티던 김도영이 끝내 무너졌다. 4회부터는 7타자 연속 범타를 잡아내며 KIA 타선을 완전히 눌렀다. 6회 아데를린에게 실투 체인지업이 홈런으로 연결됐지만 피홈런 직후 나성범을 삼진으로 잡으며 이닝을 끝냈다. 마지막 공이 이날 가장 빠른 146km였다.
팀이 무너질수록 더 단단해진다

한화는 지금 9위, 13승 19패다. 선발진이 사실상 류현진과 왕옌청 둘만 남은 상황이고 불펜도 ERA 리그 최하위권이다. 팬들이 트럭 시위까지 나선 분위기 속에서 류현진은 오히려 최고참의 역할을 강조했다.

“아무래도 최고참이다 보니 선수들이 밝게 경기할 수 있도록 끌어주려 한다. 아직 시즌 초반이고 좋은 분위기로 갈 시간은 있다. 지금 있는 선수들이 책임감을 갖고 하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팀이 무너지면 무너질수록 더 단단해지는 게 류현진이다.

직구 평균 143km, 최고 146km. 커터, 체인지업, 커브, 스위퍼까지 구사하며 KIA 타선을 8탈삼진으로 요리했다. 올 시즌 새롭게 장착한 스위퍼는 “던질 타이밍이 많지 않았다, 경기 흐름대로 던졌다”고 했다. 39세의 투수가 상황에 맞게 구종을 조율하며 6이닝을 던지고 내려왔다. 한화에 류현진이 없었다면 지금쯤 어떤 상황이었을지 생각하면 아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