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인천 SSG전, 전민재가 4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으로 롯데의 2-1 신승을 이끌었다. 전날 16일 경기에서도 역전 만루홈런을 쳤던 그가 이틀 연속 결승타를 만들어내며 7연속 루징시리즈에 빠져 있던 롯데를 구해냈다. 그런데 이 활약과 별개로, 전민재를 둘러싼 오랜 약점 하나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 번트다.
홈런, 수비, 정교함까지 다 갖췄는데

전민재의 올 시즌 기록을 보면 거의 흠잡을 데가 없다. 62경기에서 홈런 7개로 이미 작년 한 시즌 기록을 넘어섰고, 유격수 포지션 한정으로는 NC 김주원에 이어 리그 2위다. 타율도 0.274로 나쁘지 않고, 정교함 기준으로는 팀 내 규정타석 선수 중 2위에 해당한다.

수비에서도 실책 8개로 리그 유격수 중 공동 5위에 올라 있고, 스탯티즈 기준 유격수 RAA(평균 대비 수비 득점 기여)에서는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타격과 수비 양쪽에서 모두 안정감을 보여주는 선수로 완전히 자리를 잡은 셈이다.
그런데 작전 수행에서는 여전히 아쉽다

문제는 희생번트다. 전민재의 번트 성공률은 시즌 내내 약점으로 지적돼왔다. 정확한 타이밍에 배트를 짧게 잡고 공을 죽이는 기술적인 부분에서 다른 작전 수행 능력에 비해 떨어지는 모습이 반복됐다.
홈런 7개를 치는 파워와 정교한 타격 능력을 가진 선수가 정작 작전 수행에서는 매끄럽지 못한 모습을 보이는 게 아이러니하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번트만 안 시키면 다 해결되는 선수

역설적으로 이 약점이 더 두드러지는 이유는 나머지가 너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장타력과 수비, 정교함까지 모두 평균 이상인 선수에게 번트라는 한 가지 약점만 남아 있다면, 차라리 그 작전 자체를 줄이는 게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전민재 본인도 “계속 출전을 하면서 타석에서 위축되지 않고 스윙을 할 수 있게 된 덕분에 최근 타격 페이스가 좋은 것 같다”고 했는데, 이 말을 뒤집어보면 번트처럼 부담스러운 작전보다 자유롭게 스윙하는 쪽이 본인에게도 더 맞는다는 의미로 읽힌다.
롯데가 찾던 유격수, 결국 찾았다

롯데는 박기혁 시절 이후 오랫동안 국내 유격수 선수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이학주 트레이드, 노진혁 FA 영입까지 시도했지만 번번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겨울 FA 시장에 박찬호라는 검증된 유격수가 나왔을 때도 롯데는 움직이지 않았는데, 전민재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다. 지금 성적을 보면 그 판단이 맞았다는 게 증명되고 있다. 남은 과제는 단 하나, 번트 작전에서의 안정감뿐이다. 그것만 해결된다면 전민재는 완성형 유격수로 불릴 수 있는 위치에 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