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탈당한 골든글러브 올해 되찾는다” 삼성 김성윤, 못치는 공이 한 개도 없다

KBO 최단신(163cm)으로 더 주목받던 선수가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타격 기술자라는 이미지가 더 강하다. 삼성 라이온즈 김성윤(27)이 개막 5경기에서 타율 0.476(21타수 10안타)을 기록하며 불을 뿜고 있다. 19타석에서 삼진은 단 하나도 없다. 못 치는 공이 없다.

5경기 4차례 멀티히트

김성윤은 2일 대구 두산전에서도 4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팀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전날 4안타 경기에 이어 2경기 연속 멀티히트. 올해 5경기 중 4경기에서 2안타 이상을 때려냈다.

1-1로 맞서던 8회, 선두 타자로 나선 김성윤이 우전 안타로 출루했다. 폭투로 2루까지 진출한 뒤 구자욱의 적시타로 홈을 밟았다. 이 안타가 분수령이 됐다. 삼성은 이 회 4득점을 몰아치며 승기를 잡았고, 개막 2연패 후 2연승으로 살아나 승률 5할을 맞췄다.

지난해 골든글러브는 억울했다

김성윤은 지난 시즌 127경기에서 타율 0.331, 6홈런, 26도루, 61타점, 출루율 0.419, WAR 5.78을 기록했다. 커리어 최고의 한 해였다.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 같은 팀 구자욱이 수상했고, 레이예스, 안현민 등 쟁쟁한 경쟁자들에게 밀렸다. 삼성 팬들은 탄식을 감추지 못했다.

그래도 좋은 활약 덕분에 연봉은 2억원으로 올랐다. 시범경기에서 11경기 타율 0.563이라는 괴랄한 성적을 찍으며 시즌을 예고했고, 정규시즌에서도 그 타격감이 이어지고 있다.

완전히 다른 타자가 됐다

조성환 KBSN스포츠 해설위원(전 두산 감독대행)은 “김성윤은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완전히 다른 타자가 됐다”고 분석했다. “과거에는 스트라이크존에 직구가 들어와도 빗맞거나 파울이 되곤 했는데, 지난해는 그 코스를 공략했을 때 인플레이 타구의 비율이 굉장히 높았다. 타구 스피드도 빨라져서 예전에는 잡혔던 공이 야수들 사이로 빠져나가더라.”

김성윤의 최대 강점은 남다른 콘택트 능력이다. 배트스피드가 빠르고 직구에 강하다. 지난 시즌 직구 타율이 0.375였다. 반면 슬라이더(0.241), 투심(0.240) 타율은 낮았다. 상대 팀이 변화구 승부 비중을 늘리자 잠시 흔들리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는 그마저도 극복한 모양새다. 슬라이더 타율 0.750, 투심 0.500. 상대 팀의 직구 구사율은 지난해 44%에서 올해 40.3%로 감소했는데, 변화구로도 김성윤을 잡지 못하고 있다. 스트라이크존 안에 공이 들어오면 컨택트 비율이 75%에 달한다.

좌절은 없었다

사실 김성윤은 2022년까지 1군보다 퓨처스리그가 더 익숙한 선수였다. 병역 의무를 마친 뒤에도 1군 최다 출전은 2022년의 48경기에 불과했다. 2023년 101경기에서 타율 0.314를 기록하며 떠오르는 듯했지만, 2024년에는 32경기 타율 0.243으로 다시 주저앉았다.

그러나 그의 사전에 좌절은 없었다. 묵묵히 칼을 갈았다. 중학교 시절 은사였던 이상훈 원동중 감독은 “성윤이는 뭐든지 알아서 잘했다. 누군가 말하지 않아도 제 몫을 다했다”고 돌아봤다. 요즘도 경기 전 훈련을 마친 김성윤의 언더셔츠는 땀으로 흠뻑 젖어있다.

조성환 해설위원은 “타격 메커닉이 일관적이다. 공에 따라다니는 스윙이 아니다”라며 “기술도 좋아졌지만,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접목하는 부분도 엄청난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찬과 함께 밥상을 차린다

박진만 감독은 김성윤의 활약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 부동의 2번 타자다. 1번 김지찬이 5경기에서 볼넷 7개를 얻어내며 눈야구로 출루하면, 2번 김성윤이 뜨거운 타격감으로 뒤를 잇는다. 이들이 구자욱-디아즈-최형우에게 맛있는 밥상을 차려주고 있다. 물론 김성윤은 그 밥상을 본인이 뺏어 먹기도 한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볼넷이 단 한 차례도 없다는 것이다. 어떻게든 컨택을 해서 인플레이 타구를 만드는 스타일이라 지금은 타격감이 좋아 걸리면 다 안타가 되고 있지만, 타격감이 떨어질 때가 오면 눈야구를 곁들여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