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참들 많아지니 연습은 열심히 한다”.. 꼴찌 키움, 타격·수비 언제 살아나나

경기 종료 후에도 고척 그라운드의 불이 꺼지지 않았다. 1-7, 6연패. 쓴맛을 삼킨 선수들이 라커룸에서 짧게 숨을 고른 뒤 다시 배트를 잡았다. 서건창, 안치홍, 이형종 같은 고참부터 김건희, 여동욱, 박채울 같은 유망주까지 뒤섞여 30분 넘게 땀을 흘렸다.

이용규 타격코치는 쉴 새 없이 돌아다니며 선수들 하나하나에게 달라붙었다. 공 하나가 끝날 때마다 중심 이동을 지적하고 설명했다. 키움의 금요일 밤은 그렇게 끝났다.

투수는 했다, 타선이 문제다

29일 고척 KT전에서 선발로 나선 배동현은 할 일을 다 했다. 6이닝 6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 최근 세 차례 연속 선발 패전의 아픔을 털고 제 몫을 해냈다. 선발 투수가 1점만 내주며 버텨줬다면 타선이 이겨주는 게 맞다. 그런데 키움의 득점은 1회 임병욱의 희생 플라이 딱 하나였다. 2회 1사 1루, 3회 2사 2루, 4회 무사 1·2루, 6회 1사 2루, 7회 2사 1루. 찬스가 다섯 번이나 왔다 갔는데 단 한 번도 점수로 연결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동점이던 7회 승부수로 꺼낸 마무리 유토가 권동진에게 역전 3루타를 맞으며 흐름이 뒤집혔고, 9회초 최주환의 2루 송구 실책이 결정타가 됐다. 만루가 만들어졌고 최원준에게 만루 홈런을 허용하며 1-7로 경기가 끝났다. 전날 KIA전에서도 0-5로 무득점이었으니 2경기 연속 무득점이나 다름없는 흐름이다.

고참 들어왔는데, 왜 아직인가

키움이 올 겨울 공들인 보강이 있다. 2차 드래프트에서 안치홍을 1라운드 1순위로 지명하며 거액의 잔여 계약을 그대로 이어받았고, 서건창도 2년 연장계약을 통해 팀에 잡아뒀다. 젊은 선수들만으론 부족한 경험치를 채우고, 리더십 공백도 줄이겠다는 계산이었다. 코칭스태프도 이용규라는 화력 넘치는 타격코치가 버티고 있다.

그런데 시즌이 두 달 가까이 흐른 현재 팀 타율 0.231, 득점 178, 타점 163, 홈런 28개가 모두 리그 최하위다. 5월에도 반등 흐름이 보이지 않는다. 안치홍과 서건창이 현장에서 아우르고, 이용규가 쉬지 않고 독려해도 숫자가 따라오지 않는다. 경기 후 특타가 반복되는 것 자체가 지금 상황을 보여준다.

수비 구멍도 연패의 공범이다

타격만의 문제가 아니다. 연패의 중심엔 수비 실수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 24일 LG전에서는 중견수 박수종이 평범한 뜬공 낙구 지점을 놓친 뒤 역전 끝내기 3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28일 KIA전도 중견수 외야 타구 판단 실수가 선취점의 빌미가 됐다. 설종진 감독이 29일부터 경기 전 내외야수 뜬공 수비 얼리 워크를 따로 실시하기로 한 건 이 때문이다.

이날 8회까지는 선수들이 집중해서 까다로운 타구를 잘 처리했지만 9회 최주환의 결정적 실책이 터졌다. 연습은 열심히 한다. 그 노력이 경기 9회까지 온전히 유지되는 날이 키움의 반전이 시작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