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창원 NC전, 한화가 1회에만 실책 3개를 연달아 저지르며 선취점을 내줬다. 1루수 장규현의 포구 실책, 투수 에르난데스의 견제 악송구, 중견수 오재원의 3루 송구 실책이 한 이닝 안에 쏟아졌다. 결국 0-6 완패로 6연패에 빠졌다.

한화 팬들이 수비 실책에 분통을 터뜨리자 다른 팀 팬들 사이에서는 한화가 원래 수비 잘하는 팀인 줄 알았냐는 식의 반응이 나왔다. 한화의 수비 약점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얘기였다.
작년 실책은 리그 최소였다

통계상, 2025시즌 한화의 실책 수는 86개로 리그에서 가장 적었다. 수치만 보면 수비가 가장 좋은 팀처럼 보이지만, 이 숫자에는 함정이 있었다. 폰세와 와이스, 두 외국인 선발이 각각 단일 시즌 200탈삼진을 달성하며 KBO 역대 최초 단일 구단 200K 듀오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폰세는 SSG 랜더스 앤더슨이 세운 KBO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을 시즌 중 갈아치우기도 했다. 타자들이 공을 배트에 맞히기 전에 삼진으로 돌려세우니, 인플레이 타구 자체가 줄어들고 수비 부담이 그만큼 적어질 수밖에 없었다. 실책이 적었던 건 수비가 좋아진 게 아니라 야수들이 처리해야 할 공 자체가 줄어든 덕분이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수비 위기가 와도 삼진으로 덮었다

작년 경기 기록을 보면 이 패턴이 반복적으로 나온다. 야수가 실책을 저질러 위기를 만들어도, 폰세나 와이스가 다음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무리하는 장면이 시즌 내내 이어졌다.

실제로 와이스가 수비 실책이 나온 만루 위기에서 삼진으로 막아낸 기록이 여러 차례 남아 있다. 투수가 이 정도로 강하면 수비의 약점이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문제는 그 상황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다 보니, 수비 자체의 약점이 전혀 개선되지 않은 채 시즌을 마쳤다는 점이다.
2위가 만들어낸 기대감이라는 독

2025시즌 한화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33년 만의 전반기 1위에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팬들의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태로 올 시즌을 맞았다. 그런데 올 시즌 한화는 폰세도 없고 와이스도 없다. 두 투수가 합쳐 400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만들어줬던 수비 부담 경감 효과가 사라진 자리에, 수비 약점이 그대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작년 내내 삼진으로 덮여 있던 문제들이 올해는 더 이상 덮이지 않는 상황이다. 에르난데스의 견제 악송구, 오재원의 중견수 송구 실책, 1루수의 포구 실수가 모두 한 이닝에 터진 이날 경기가 그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기대감은 높고, 팀 체급은 그대로다

작년 2위는 선수단 전체가 올라선 결과가 아니라 외국인 원투펀치의 압도적인 하드 캐리로 만들어진 결과였다. 피타고리안 기대 승률과 실제 승률 사이의 격차, 한국시리즈에서의 뎁스 차이가 보여줬듯 전력 자체가 2위급 팀은 아니었다는 평가가 당시에도 있었다.
그런데 팬들의 기대는 2위 시즌을 기준점으로 형성됐다. 6연패에 빠진 지금,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이 가장 크게 느껴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