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사직구장, 롯데가 두산에 5-6으로 패하며 5연패에 빠졌다. 양 팀 합쳐 실책 7개가 쏟아진 졸전이었는데 그 중 롯데가 4개, 두산이 3개였다. 그나마 덜 못한 두산이 1점 차 진땀승을 거뒀다는 말이 딱 맞는 경기였다.
팬들 사이에서는 이게 프로야구가 맞느냐는 반응이 쏟아졌고, 40년째 야구를 봐온 팬도 봐도 봐도 새로운 장면이라는 말을 남겼다.
한 타구에 실책 3개, 내야 땅볼이 홈런이 됐다

5회초에 벌어진 장면은 프로야구 경기에서 나왔다고 믿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무사 1루에서 김민석의 2루수 앞 땅볼 타구, 병살을 노리던 고승민의 토스를 받은 유격수 전민재가 송구했던 공을 나승엽이 뒤로 빠뜨렸다.

여기까지도 충분히 황당했는데, 포수 손성빈이 공을 잡아 2루로 뿌린 것도 실책으로 이어졌고, 다시 좌익수 빅터 레이예스의 3루 송구마저 빗나갔다. 유격수, 포수, 좌익수가 20초 동안 실책 3개를 연달아 저질렀고, 홈 플레이트에는 아무도 없었다.

내야 땅볼을 친 김민석이 1루, 2루, 3루를 돌아 홈까지 밟아버렸다. 타구 하나로 실책 3개가 나오고 득점까지 허용하는 장면은 리틀야구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수준이었다.
마운드 위 나균안은 구경만 했다

이 경기에서 가장 억울한 선수는 선발 나균안이었다. 이 경기 전까지 평균자책점 3.53으로 토종 선발 투수 중 꾸준한 성적을 이어왔던 투수가 마운드 위에서 그 장면을 지켜봐야 했다.

1회 피홈런 2개는 나균안의 몫이지만 5회 연쇄 실책으로 쏟아진 실점은 모두 비자책이었다. 올 시즌 나균안의 경기당 득점 지원은 2.64점으로 리그 선발 투수 중 두 번째로 적은 수치였고, 이날도 그 흐름이 이어졌다. 승수가 2승에 불과한 이유가 이 경기 하나로 설명됐다.
롯데만 무너진 것도 아니었다

두산도 7회말에 체면을 구겼다. 카메론의 포구 실책과 이유찬의 송구 실책이 연달아 나오며 나승엽에게 홈을 내줬고 순식간에 5-6으로 추격을 허용했다.

결국 이용찬이 장두성을 삼진으로 잡으며 불을 껐지만, 이날 두 팀이 보여준 수비는 KBO 프로야구라는 타이틀이 민망한 수준이었다. 곽빈이 6이닝 3실점으로 꿋꿋이 버텨줬고 이영하가 마무리를 지어준 덕분에 두산이 간신히 웃었다.
감독 탓인가, 선수 탓인가

롯데는 이날 패배로 22승 1무 36패, 9위다. 최하위 키움과의 격차가 0.5경기로 좁혀지며 꼴찌 추락 위기에 놓였다. 팬들 사이에서는 맨날 감독 탓만 하는 팀이라는 말이 나왔고, 코치 문제가 아니라 그냥 실력 부족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김태형 감독의 통산 800승 대기록 달성을 위해 구단이 준비해둔 꽃다발은 5경기째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