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WBC에서 대만 야구팬들이 보여준 모습이 논란이 되고 있다. 호주와의 첫 경기에서 0-3 완패를 당한 것도 모자라, 경기 중 부상당한 자국 선수 대신 상대 투수에게 분노를 쏟아냈기 때문이다.

사건의 발단은 5일 도쿄돔에서 벌어진 호주전이었다. 6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호주 투수 잭 오러플린이 던진 151km 직구가 천제셴의 왼손을 강타했다. 공을 맞은 천제셴은 즉시 쓰러져 고통을 호소했고, 검사 결과 왼손 검지 골절 진단을 받았다. 최소 4주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상황으로, 남은 WBC 일정 참가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팬들의 과도한 반응과 선수의 성숙함

문제는 경기 후 벌어진 일이었다. 대만 네티즌들이 오러플린의 SNS로 몰려가 악성 댓글을 쏟아부었다. 명백히 의도하지 않은 사구였음에도 불구하고 쌍욕과 비난이 이어졌고, 결국 오러플린은 자신의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해야 했다.

정작 피해 당사자인 천제셴이 나서서 상황을 정리했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이미 일어난 일을 담담하게 받아들이자며, 경기장의 모든 선수들이 승리 부담을 안고 뛰는 만큼 갑작스러운 상황은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로를 존중하자는 그의 메시지는 자국 팬들의 과도한 반응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전력 공백 속 험난한 앞길

대만의 고민은 천제셴 부상만이 아니다.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소속 리하오위가 소속팀 반대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선발 쉬뤄시는 53구를 던져 대회 규정상 4일간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8일 한국과의 마지막 조별리그까지 나올 수 없게 된 상황이다.
2024 프리미어12 우승팀으로서 한국과 함께 C조 2위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던 대만은 첫 경기부터 예상치 못한 타격을 입었다. 호주의 세 명 왼손 투수들에게 9이닝 동안 단 3안타로 묶이며 타선의 한계도 드러났다.

쩡하오쥐 감독은 경기 후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며 자책했지만, 앞으로 일본, 체코, 한국을 연달아 상대해야 하는 대만의 8강 진출 가능성은 크게 줄어든 상태다.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선발로 나서는 일본전을 시작으로 대만의 험난한 여정이 계속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