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도 못하는데 관중은 매번 만원”.. 한화 팬들 보살 인정할 수밖에 없는 매진 기록

6연패. 홈 9연패. 한 경기 18사사구 불명예 신기록. 선발 에르난데스 ⅓이닝 7실점 조기 강판. 강백호가 헬멧을 바닥에 내리치고, 문현빈이 헬멧에 분풀이를 한다. 한화 이글스가 바닥을 치고 있다. 그런데 대전 한화생명볼파크는 16일에도 1만 7000석이 모두 팔렸다. 시즌 11번째 매진이다.

팀은 6연패, 관중석은 11연속 매진

한화는 16일 삼성에 1-6으로 패하며 6연패에 빠졌다. 시즌 성적 6승 10패. 순위도 7위로 내려앉았다. 홈에서는 무려 9연패다. KT전 스윕, KIA전 스윕, 삼성전 스윕까지 시즌 세 번째 스윕패를 떠안았다.

그런데 관중 동원은 정반대다. 3월 28~29일 키움전, 3월 31일~4월 2일 KT전, 4월 10~12일 KIA전, 4월 14~16일 삼성전까지 홈 11경기 전부 매진이다. 주중이든 주말이든 상관없다. 누적 관중은 벌써 18만 7000명을 넘어섰다.

18사사구에도, 13실점에도 찾아온 팬들

14일은 충격 그 자체였다. 한화 투수진이 한 경기에서 18개의 사사구를 헌납했다. 1990년 LG가 세운 17사사구 기록을 36년 만에 갈아치운 불명예 신기록이다. 마무리 김서현 혼자 1이닝에 7사사구를 내줬다. 5-0으로 앞서다 5-6으로 역전패.

15일은 더 처참했다. 선발 에르난데스가 ⅓이닝 동안 7실점을 당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1회에만 삼성 선발 타자 전원이 출루했다. 최종 스코어 5-13. 황준서(3이닝 무실점)를 제외한 나머지 투수 전원이 난타당했다.

그래도 팬들은 왔다. 화요일인 14일에도 17000석 매진, 수요일인 15일에도 17000석 매진, 목요일인 16일에도 17000석 매진.

“진짜 믿음의 야구는 팬들이 하고 있다”

한 방송 기자는 “진짜 믿음의 야구는 팬들이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김경문 감독이 말하는 ‘믿음의 야구’를 선수단이 아닌 팬들이 실천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화 팬들은 오래전부터 ‘보살팬’으로 불려왔다. 2008년부터 2024년까지 17년 중 단 한 시즌(2018년)만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대부분의 시즌을 5할 미만 승률로 보냈다. 그래도 팬들은 떠나지 않았다. 오히려 “21세기 약팀의 아이콘”이라는 설움이 밈이 되면서 전국구 인기를 얻었다.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2위를 달성하며 1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리그 최다 연속 매진 기록, 리그 최다 매진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원정 관중 동원 수도 전체 1위였다. 그 열기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채은성 1600안타, 그래도 1-6 패배

16일 경기에서 캡틴 채은성이 만원 관중 앞에서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4회 2사에서 우전 안타를 때려 통산 1600안타를 달성했다. KBO리그 역대 67번째 대기록이다.

하지만 팀은 이날도 졌다. 선발 왕옌청이 5이닝 3실점(무자책점)으로 버텼지만 타선이 침묵했다. 9안타를 치고도 단 1점. 문현빈의 3루타와 강백호의 희생플라이로 만든 한 점이 전부였다. 수비 실책까지 겹치며 결국 1-6 패배.

한화는 17일부터 사직에서 롯데와 주말 3연전을 치른다. 연패를 끊지 못하면 홈 9연패에 이어 시즌 7연패까지 기록하게 된다. 선발로는 박준영이 등판할 예정인데, 올 시즌 불펜으로 7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7.71을 기록 중이라 불안하기만 하다. 야구는 계속 지는데, 관중석은 계속 만원이다. 보살 인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