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가 1일 대전 KT전에서 11-14로 패하며 2연패에 빠졌다. 불펜이 7, 8, 9회에만 12점을 헌납하는 처참한 경기였다. 그런데 그 속에서 유독 빛난 선수가 있었다.
9번 타자 심우준이다. 이날 2안타(1홈런) 5타점 1득점 맹활약을 펼쳤고, 현재 한화 홈런 1위가 노시환도, 강백호도 아닌 심우준이라는 사실이 흥미롭다.
8회말 — 동점 스리런

8회초 KT가 5점을 뽑아내며 점수는 5-11로 벌어졌다. 패색이 짙었다. 그런데 한화도 8회말 반격에 나섰다. 페라자와 노시환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강백호와 채은성의 적시타, 하주석 안타, 허인서 희생플라이로 차근차근 따라붙었다.

7-11. 여전히 4점 차였지만, 2사 1·2루 상황에서 심우준이 타석에 들어섰다. 우규민의 2구 134km 직구를 타격해 왼쪽 담장을 넘기는 동점 스리런을 터뜨렸다. 볼파크가 무너질 듯한 함성이 쏟아졌다. 11-11. 기적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다만 한화가 9회초 김도빈이 볼넷 3개로 무너지며 다시 3점을 내줬고, 심우준의 홈런도 무위로 돌아갔다.
개막전에서도 동점 스리런

사실 심우준은 개막전에서도 똑같은 장면을 연출했다. 28일 키움전에서 4-7로 끌려가던 8회말 2사 1·2루에서 배동현 상대 볼카운트 1-1에서 145km 직구를 타격해 왼쪽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을 터뜨렸다. 7-7 동점. 그리고 연장 11회말 강백호 끝내기 안타로 10-9 승리를 거뒀다.
심우준은 그 경기에서도 11회초 키움에게 7-9로 다시 리드를 내준 뒤 11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안타를 치고 나갔고, 2사 후 문현빈의 2루타에 홈을 밟으며 추격의 포문을 열었다.
50억 FA — 먹튀 오명을 벗고 있다

심우준은 지난 겨울 4년 최대 50억원에 FA로 한화에 이적했다. 하지만 2025시즌 94경기 타율 0.231로 커리어 로우를 기록하며 ‘먹튀’ 소리를 들었다.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그런데 올 시즌은 다르다. 개막 4경기 만에 홈런 2개를 터뜨리며 한화 홈런 1위에 올랐다. 307억 노시환(0홈런)도, 100억 강백호(1홈런)도 아닌 50억 심우준이 가장 많은 홈런을 치고 있다. 9번 타자가 4번 타자보다 무섭다.

김경문 감독은 “우준이는 작년 마무리캠프부터 좋아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타격에서 좋은 모습이 나올 거라고 얘기를 했었다”며 “하위 타선에서 그런 장면이 나온다는 게 그런 부분에서 우리가 강해졌다는 것”이라고 심우준의 활약을 반겼다.
타선은 터지는데 불펜이 문제

이날 한화 타선은 14안타를 때려냈다. 문현빈이 홈런 포함 2안타 2타점, 오재원과 하주석도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공격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승리로 이어지지 못했다. 류현진이 5이닝 3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역할을 다했지만, 불펜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박상원, 정우주, 김서현, 김도빈 등 필승조와 추격조 가릴 것 없이 대부분 불펜 투수를 투입했지만 쓰라린 역전패를 당했다. 이틀간 불펜이 후반 3이닝에서만 19점을 내줬다. 타선이 아무리 터져도 이래서는 이기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