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처럼 바나나 100개씩 먹을 것” 일본 야구선수가 내놓은 황당한 부상 해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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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도중 다리에 경련이 나서 교체된 선수의 재발 방지 대책이 화제다. 병원도, 마사지도 아니고 바나나 100개. 시카고 컵스의 일본인 거포 스즈키 세이야(31)가 지난 10일(한국시간) 볼티모어전에서 종아리 경련으로 8회에 빠진 뒤 내놓은 처방이다.

통역을 통해 진지한 얼굴로 전한 이 한마디에 현지 취재진과 팬들은 웃음을 터뜨렸고, 미국 매체들은 앞다퉈 이 ‘바나나 선언’을 기사화했다.

경련으로 빠졌지만, 그날의 주인공은 스즈키였다

웃음기를 걷어내고 보면 이날 스즈키는 컵스 공격의 전부였다. 4타수 3안타에 6회 동점 솔로 홈런, 8회 역전 적시 2루타까지 팀의 2득점을 혼자 만들어냈다. 전날에 이어 2경기 연속 홈런. 직전까지 4경기 연속 무안타 슬럼프에 빠졌던 걸 감안하면 완벽한 반등이었는데, 하필 그 경기 막판에 종아리가 말을 안 들었다. 팀도 8회말 불펜이 무너지며 3-2로 역전패해, 스즈키의 원맨쇼는 빛이 바랬다.

다행히 부상 자체는 해프닝 수준이다. 본인도 구단도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고, 그 여유가 바나나 100개 발언으로 이어진 셈이다. 경련 예방에 칼륨이 좋다는 통설을 극단으로 밀어붙인 농담이었다.

12년 전 ‘원조’가 있었다… “원숭이는 경련이 안 나요”

이 발언이 미국 야구팬들에게 더 크게 웃긴 이유는 원조가 있기 때문이다. 2014년, 당시 토론토 소속이던 일본인 내야수 가와사키 무네노리는 인터뷰에서 원숭이는 절대 경련이 나지 않는다며, 그 이유가 매일 바나나를 먹기 때문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본인은 하루 3개씩 먹는다는 말과 함께 특유의 유쾌한 캐릭터로 메이저리그에서 컬트적 인기를 누렸던 가와사키는 훗날 컵스에서도 뛰었는데, 12년 뒤 같은 팀의 일본인 후배가 그 계보를 하루 3개에서 100개로 33배 증량해 계승한 것이다. 현지 매체들도 가와사키의 어록을 소환하며 두 사람을 나란히 놓고 즐거워했다.

웃고 있지만, 몸값은 진지하게 오르는 중

농담과 별개로 스즈키의 시즌은 진지하게 뜨겁다. 6월 초 이후 최근 5주간 타율 0.310에 장타율 0.593으로 폭주 중이고, 올 시즌 15홈런 47타점에 우익수 수비까지 소화하며 WAR 기준 메이저리그 우익수 상위권에 올라 있다. 지명타자에 가까웠던 예년과 달리 공수 겸장으로 진화한 시즌이다.

타이밍도 절묘하다. 스즈키는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데, 현지에서는 총액 1억 달러(약 1,500억 원) 이상의 계약 전망까지 나온다. 종아리 경련 하나에도 팬들이 가슴을 쓸어내린 이유이자, 스즈키가 농담으로라도 재발 방지책을 말해야 했던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