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성문 이후로 이런 선수들은 처음”.. 광주 비하로 난리난 배재고 현재 상황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도중 배재고 야구부가 상대 광주제일고를 향해 지역 비하성 응원 구호를 외쳐 논란에 휩싸였다. 학생 스포츠 무대에서 나온 노골적인 조롱에 야구계가 들끓고 있고, 결국 학교와 선수 본인이 잇따라 사과문을 올리는 사태로 번졌다.

무슨 일이 있었나

2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광주제일고와의 경기 도중, 배재고 야구부는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응원 구호를 외쳤다. 경기 영상에는 “탱크데이”라는 말까지 등장하면서 논란이 더 커졌다. 이 구호는 지난 5월 스타벅스코리아의 이른바 ‘5·18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을 떠올리게 하는 조롱성 표현으로 해석됐다.

당시 스타벅스는 광주 지역을 희화화했다는 비판을 받았고, 신세계그룹이 대표를 교체한 데 이어 정용진 회장이 직접 사과문을 발표하기까지 했다. 그런 민감한 사안을 하필 광주제일고를 상대로 한 경기에서 구호로 사용한 것이다. 보다 못한 광주제일고 코치가 배재고 더그아웃을 향해 “적당히 해라”, “스타벅스를 왜 가느냐”고 항의하는 장면까지 나왔다.

송성문 사건이 소환된 이유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2019년 송성문의 한국시리즈 막말 사건이 자연스럽게 소환됐다. 당시 키움 송성문은 한국시리즈 1차전 덕아웃에서 팔꿈치 수술 전력이 있는 이형범, 다리 통증으로 교체된 김재호, 견제에 실패한 박세혁 등 두산 선수들을 향해 부상과 선수 생명을 소재로 한 도를 넘은 조롱을 퍼부었다. 특히 11년 선배인 김재호에게 “2년 재활” 운운하며 고함을 친 장면은 큰 공분을 샀고, 그는 결국 기자단 앞에서 공식 사과해야 했다.

스포츠에서 어느 정도의 트래시 토크는 존재하지만, 상대를 인격적으로 모욕하거나 비하하는 행위는 선을 넘는 것으로 간주된다. 배재고 사례가 송성문 사건과 함께 언급되는 것도, 승부의 영역을 벗어나 상대를 조롱했다는 점에서 결이 같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에는 그 대상이 특정 선수가 아니라 한 지역 전체를 겨냥한 비하라는 점에서 더 무겁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학교·선수 사과, 그리고 징계 수순

논란이 확산되자 배재고는 29일 학교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려 광주제일고 선수단과 학부모, 동문, 광주 시민에게 깊은 상처와 실망을 드린 점을 사과했다. 사과 구호를 주도한 것으로 지목된 선수 임종호도 개인 SNS를 통해 직접 사과문을 게시했다. 그는 경기 중 들뜬 분위기에 휩쓸려 상대를 존중하지 못한 경솔한 행동이었다며,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무례한 행동이었음을 잘 알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이번 일과 관련한 모든 비난을 자신에게 돌려달라며, 프로 진출을 포함한 향후 행보에 불이익이 있더라도 자신의 업보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파장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징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야구계에서는 단순 사과로 끝낼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높다. 야구판 자체가 좁고, 현장에 광주·호남 출신 지도자와 선수가 많은 상황에서 이런 행동이 향후 선수들의 진로에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어린 선수들의 철없는 행동이라는 변명만으로는 넘어가기 어려운, 학생 스포츠 정신 자체를 훼손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그 후폭풍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