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한테 절대 말 걸면 안 돼” 다저스 동료들이 증언한 오타니가 돌변하는 날

야구 역사상 유일무이한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31)에게는 두 개의 얼굴이 있다. 하나는 타석에서 동료들과 웃고 떠드는 유쾌한 오타니, 다른 하나는 마운드 위에서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오타니. 이 극단적인 두 얼굴을 다저스 동료 무키 베츠와 맥스 먼시가 직접 증언해 화제다.

마운드에선 킬러로 변한다

베츠는 최근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먼시와 함께 오타니 이야기를 나눴다. 베츠에 따르면 타석의 오타니는 그냥 평범한 사람이다. 언제든 말을 걸 수 있고, 항상 밝고 낙천적이며 누구와도 장난을 친다. 그런데 공을 던지기 시작하면 완전히 다른 사람, 베츠의 표현을 빌리면 “킬러”가 된다는 것이다.

먼시의 증언은 더 구체적이다. 투수로 나서는 날의 오타니에게는 말을 걸어서도, 방해해서도 안 된다고 한다. 괜히 주변에서 장난치거나 흐름을 깨면 안 되고, 그냥 자기 일을 하게 두고 동료들은 뒤에서 수비만 잘해주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다 타석에만 들어서면 모든 사람과 웃고 떠드는 모습이 신기하다며 두 사람은 웃음을 터뜨렸다.

타격보다 투구를 사랑하는 남자

흥미로운 건 오타니가 쏟는 노력의 방향이다. 동료들은 오타니가 타격도 좋아하지만 투구를 훨씬 더 사랑한다고 입을 모았다. 매일 불펜에서 메커니즘을 다듬고, 투구 이야기를 하고, 상대 타자를 분석하는 모든 과정을 즐긴다는 것이다. 반면 타자들이 무슨 공을 노리냐고 물으면 “가운데”라고 답할 만큼, 타격은 그에게 쉬워 보인다고 한다.

베츠는 여기서 흥미로운 가정을 내놨다. 투구에 쏟는 그 노력을 타격에 쏟았다면, 마지막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처럼 타율 4할에 60홈런을 치는 선수가 됐을 거라는 것이다. 리그 최고 타자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 무게가 다르다.

두 얼굴이 만든 성적

실제 성적이 이 증언을 뒷받침한다. 다저스 이적 후 첫 풀시즌 이도류를 소화 중인 오타니는 투수로 14경기 8승 2패 평균자책점 1.79, 피안타율 1할대의 압도적인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아시아 선수 최초의 사이영상 도전이 거론될 정도다. 타자로도 85경기 타율 0.288, 18홈런, OPS 0.927로 리그 정상급이다. 타격에 온전히 집중했던 시즌보다 홈런 페이스는 다소 떨어졌지만, 그 에너지가 마운드로 옮겨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타석에서는 누구보다 여유롭고, 마운드에서는 누구보다 치열한 승부사. 상황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인격으로 전환하는 이 능력이야말로, 인간의 한계로 여겨졌던 이도류를 가능하게 만든 오타니만의 비밀일지 모른다. 3년 연속 내셔널리그 MVP를 향해 가는 그의 두 얼굴이, 올해도 야구 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