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2군 타자도 못 막는다”.. 임창용 이후 최고 강속구 사이드암의 처참한 근황

포스트맨

한때 그의 투심은 KBO에서 가장 유명한 공이었다. 사이드암에서 뿜어져 나오는 150km대 강속구. 임창용 이후 최고의 강속구 옆구리 투수라 불리던 LG 정우영(27)의 현주소는 잔인하다.

15일 퓨처스리그 두산전에서 1이닝 4피안타 5실점. 2군 평균자책점은 이 한 경기로 17.47까지 치솟았다. 1군 복귀가 아니라 2군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성적표다.

14개의 공으로 무너진 1이닝

이날 내용은 수치보다 참혹했다. 6회 등판해 첫 아웃을 잡은 뒤 안타-스트레이트 볼넷-적시타-내야안타로 만루를 만들었고, 초구 몸에 맞는 공으로 밀어내기까지 헌납했다.

타자 6명을 상대하는 데 던진 공이 고작 14개. 존에 넣는 족족 맞았다는 뜻이다. 시즌 전체로도 5⅔이닝 동안 볼넷 12개, 8경기 중 6경기에서 2사사구 이상. 제구 붕괴는 사고가 아니라 상태다.

홀드왕, 연봉 4억, 그리고 1억

추락의 낙차가 이야기를 더 아프게 만든다. 2019년 신인왕, 2022년 35홀드 홀드왕에 최연소 100홀드까지 찍은 리그 대표 필승조였고 연봉은 4억 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2023년부터 구속과 제구가 동시에 무너졌고, 지난해엔 1군 평균자책점 20.25라는 최악을 찍었다. 연봉은 3년 만에 1억 원까지 수직 낙하했다.

노력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사비로 미국 트레이닝 시설에서 폼을 뜯어고쳤고, 올 시즌을 앞두고는 “최근 4년 중 가장 좋은 몸 상태”라고 자신했다. 그 자신감의 결말이 2군 17점대라는 게 가장 잔인한 대목이다.

“예견된 몰락”이라는 시선

팬들 사이에서는 혹사 책임론이 다시 소환된다. 정우영은 만 19세 데뷔 시즌부터 4년간 불펜으로만 263이닝을 소화했다.

2022년 구속 정점 이후 해마다 구속과 회전수가 떨어지는 전형적인 누적 피로 패턴이라는 분석에, 사실상 투심 원피치 투수가 구종 추가에 실패하며 분석에 잡아먹혔다는 지적이 겹친다. 잦은 투구폼 교정이 선수를 망쳤다는 코칭 책임론도 있지만, 어느 쪽이든 결과는 같다. 존에 넣으면 압도하던 공이, 이제는 존에 넣는 것 자체가 안 된다.

27살, 끝이라 부르기엔 이르지만

희망은 나이뿐이다. 27세는 재기에 늦지 않았고, 강속구 사이드암이라는 희소성은 여전히 탐나는 재료다. 하지만 지금 필요한 건 콜업 시나리오가 아니라 스트라이크 하나부터 다시 쌓는 시간이다.

신인왕과 홀드왕, 우승 반지까지 가진 투수가 2군에서 밀어내기를 헌납하는 장면. KBO에서 혹사와 몰락을 이야기할 때 이 이름이 오래 인용될 것 같다는 예감이 팬들을 씁쓸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