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잠실구장, 오스틴이 2홈런 5타점으로 LG의 8-6 승리를 이끌었다. 0-2로 뒤진 1회 솔로 홈런으로 추격의 신호탄을 쐈고, 2-5로 뒤진 5회 1사 만루에서는 타구 속도 170.4km 그랜드슬램으로 경기를 단숨에 뒤집었다.
시즌 19호 홈런으로 김도영과 홈런 공동 선두에 올라섰다. 그런데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스틴은 자신의 활약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투수들 이름을 하나하나 거론하며 공을 돌렸다.
성적만 봐도 이미 역대급이다

오스틴은 최근 KBO 데뷔 4년 만에 통산 100홈런을 돌파했다. KBO에서 외국인 선수 통산 100홈런 클럽에 이름을 올린 건 타이론 우즈, 제이 데이비스, 클리프 브룸바, 카림 가르시아, 에릭 테임즈, 제이미 로맥, 멜 로하스 주니어 등 단 8명뿐이었는데 오스틴이 그 뒤를 이었다.

최근 10경기에서만 홈런을 8개 때려냈고, 그랜드슬램 포함 이날 경기로 시즌 홈런이 19개가 됐다. LG 역사상 외국인 타자 홈런왕이 나온 적이 없는데, 지금 페이스라면 그 기록도 충분히 가능하다.
수비에서도 압도적이다

팬들 사이에서 오스틴의 수비 BQ가 압도적 1위라는 말이 나온다. 3아웃이 완성되는 상황에서도 항상 후속 동작을 빠뜨리지 않고, 1루 쪽 인플레이 타구 상황에서 홈에 던져야 할 때를 귀신같이 파악한다.
염경엽 감독이 문보경과 문성주가 빠진 5월에 오스틴이 멱살 잡고 타선을 홀로 이끌었다고 표현한 건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워크에식이 더 무섭다

새 외국인 투수 리오스가 시차도 제대로 못 맞추고 등판했을 때 오스틴은 불펜에서 나오는 리오스를 직접 기다렸다가 화이팅을 외쳤고, 이닝이 끝나서도 다시 가서 격려했다.

문보경과 문성주가 복귀하면서 팀에 도움이 됐냐는 질문에 오스틴은 두 선수가 빠진 사이 구본혁과 송찬의가 빈자리를 잘 채워줬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백업 선수들을 먼저 챙겼다. 연봉 협상도 애먹이지 않고, 팀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동료 응원가도 제대로 외워서 부르는 선수라는 게 팬들의 공통된 평가다.
팬들이 주장감이라고 부르는 이유

타격, 수비, 성격, 워크에식, 팀 퍼스트까지 단점을 찾기 어렵다는 말이 LG 팬들 사이에서 자주 나온다. 외국인 선수가 주장을 맡는 건 KBO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다.
다만, 팬들이 진지하게 차기 주장 후보로 오스틴을 거론하는 건 그만큼 팀 안에서 그의 존재감이 크다는 얘기다. 타팀 팬들이 오히려 왜 메이저리그나 일본에 안 가냐며 가버리라고 할 정도니, LG 입장에서는 붙잡을 이유가 차고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