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잠실 KT전, 5회 1사 1·3루 상황에서 안현민의 타구가 안재석에게 향했다.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이닝이 끝나야 할 평범한 장면이었다.

그런데 안재석의 2루 송구가 크게 빠졌다. 2루수 이유찬이 겨우 잡아 1루 주자만 포스아웃으로 처리했고, 이후 KT는 이 흐트러진 흐름을 타고 한 이닝에 6점을 몰아넣었다. 8-1, 결국 KT의 대승으로 경기가 끝났다.
원래는 3루가 아니라 유격수였다

안재석은 원래 두산이 입단 때부터 ‘제2의 김재호’로 키워온 유격수 자원이다. 그런데 지난겨울 두산이 80억원을 들여 FA 박찬호를 주전 유격수로 영입하면서 안재석의 자리가 바뀌었다. 수비 부담이 비교적 적은 3루로 옮겨, 타격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겠다는 구상이었다.

실제로 안재석은 입대 전 3시즌 동안 타율 0.226, OPS 0.603에 머물던 타자였는데,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뒤 35경기에서 타율 0.319, OPS 0.911이라는 완전히 다른 성적을 보여주며 두산 타선의 키맨으로 떠올랐다.
이미 4월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문제는 수비 적응이다. 안재석은 지난 4월 14일 SSG전에서도 실책 2개를 저지른 뒤 이틀 만에 엔트리에서 제외돼 퓨처스리그로 내려간 적이 있다. 통산 3루수로는 95이닝밖에 소화하지 않은 경험 부족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그 뒤 복귀전에서는 슈퍼 캐치를 연달아 성공시키며 김원형 감독에게 칭찬을 받기도 했는데, 이번 KT전에서 다시 같은 유형의 실수가 나왔다는 점이 더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병살이 거의 확정된 상황에서 나온 판단 실수

이날 상황이 더 뼈아팠던 이유는 난이도가 높은 플레이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정면으로 온 평범한 땅볼이었고, 정상적으로 처리했다면 무난한 병살타로 이닝이 끝날 상황이었다.

그런데 1루 주자의 주력이 빠르지 않다는 걸 감안하면 3루를 먼저 찍고 1루로 던지는 선택이 더 안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 대신 2루로 송구하는 판단을 했고, 그마저도 정확하게 들어가지 못하면서 추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한 번의 실수가 6점으로 불어난 이유

이 실책 직후 두산 벤치는 타카다를 내리고 박치국으로 투수를 교체했지만, 흐트러진 흐름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허경민과 오윤석의 적시타, 한승택의 볼넷, 권동진의 밀어내기 볼넷까지 이어지며 KT는 한 이닝에 6득점을 몰아넣었다.
결과적으로 이닝이 끝났어야 할 상황에서 나온 판단 실수가 경기 전체의 균형을 무너뜨린 셈이다. 두산은 이 경기로 2연패에 빠지며 33승 2무 33패, 5할 승률이 흔들리는 위기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