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곽빈, 최대 안우진급 아닌가요?” 두산의 실질적인 에이스 투수 정체

두산이 30일 잠실 롯데전을 5-0으로 잡으며 단독 5위로 올라섰다. 이날 선발 최민석이 6이닝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승리의 발판을 놨다.

5선발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이제는 두산의 실질적 에이스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은 투수. 팬들 사이에서는 국가대표 곽빈을 넘어 안우진급으로 성장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까지 나온다. 2006년생, 프로 2년 차 영건의 이야기다.

5선발이 아니라 1선발이었다

최민석은 이날 6이닝 7피안타 5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피안타는 적지 않았지만 볼넷을 단 하나도 내주지 않으며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시즌 10번째 퀄리티스타트에 평균자책점은 2.39까지 떨어졌고, 시즌 8승째를 챙겼다. 김원형 감독은 이상적인 스트라이크·볼 비율로 공격적인 투구를 했다며 최고의 피칭이라고 치켜세웠다.

지난해 17경기 평균자책점 4.40으로 가능성과 아쉬움을 동시에 보였던 그가, 올 시즌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토종 투수 중 평균자책점, WAR, 다승, 퀄리티스타트, 피OPS 등 주요 지표에서 최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5선발 자리에서 1선발급 성적을 내면서 두산 로테이션 전체의 무게감을 바꿔놨다는 평가다.

곽빈보다 안정적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

최민석을 곽빈과 비교하는 건 단순한 띄워주기가 아니다. 곽빈도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지만 4점 이상 내준 경기가 여러 차례 있었던 반면, 최민석은 대량 실점 경기가 거의 없을 만큼 기복이 적다. 국가대표 에이스보다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두산 내부에서도 그를 영건 에이스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비결은 피칭 디자인의 변화에 있다. 고교 시절 포심 위주였던 그는 본인의 포심 위력이 뛰어난 편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프로 입단 후 투심 위주로 피칭을 새로 설계했다. 좌타자 몸쪽으로 향하다 스트라이크존으로 휘어 들어오는 싱커가 결정구다. 여기에 컷 패스트볼까지 장착하며 타자들을 더 혼란스럽게 만든다. 깊게 생각하지 않고 현재에 집중하는 강한 멘탈도 어린 투수답지 않은 안정감의 바탕이다.

안우진급은 시기상조, 그러나 기대할 만하다

물론 안우진급이라는 평가는 아직 이르다. 안우진은 부상 전까지 리그를 압도하던 검증된 투수이고, 최민석은 이제 막 한 시즌 가능성을 보여준 단계다. 약점도 분명하다. 시즌 내내 볼넷이 다소 많았다는 점이 꾸준히 지적돼왔고, 이날의 무사사구 경기가 오히려 이례적일 만큼 제구 기복은 숙제로 남아 있다. 주 2회 등판 같은 무리한 운용에 노출될 경우의 부담도 변수다.

그럼에도 만 19세 투수가 리그 토종 평균자책점 1위를 다투며 아시안게임 대표팀 경쟁에까지 이름을 올린 건 분명한 사건이다. 공교롭게도 이번 주말에는 최민석과 안우진의 선발 맞대결까지 예정돼 있다. 현재의 성장 속도라면, 안우진급이라는 기대가 단순한 희망사항으로만 들리지는 않는다. 두산의 미래이자 현재인 최민석의 다음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