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롯데와 KT의 경기가 예정됐지만 비로 취소됐다. 경기 전 브리핑에서 이강철 KT 감독이 뜻밖의 말을 꺼냈다. 리그 1위 감독이 롯데 선발진을 부러워한다는 것이었다.
“선발진을 보면 롯데가 지금 1등인 것 같다”는 말이었다. 롯데가 4월을 9승 17패 1무로 마감하며 꼴찌에 머물렀던 팀이라는 걸 생각하면 쉽게 나오기 어려운 평가다.
이강철 감독이 직접 꼽은 이유

이강철 감독은 전날 비슬리의 투구를 직접 언급했다. “패스트볼 RPM이 2700까지 찍혔다. 구종도 다양하고 공도 엄청 좋아 보였다. 캠프 때 로드리게스보다 비슬리 공이 더 좋다는 평가를 들었는데 진짜 그런 것 같다. 퀵모션도 빠르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비슬리는 KT전에서 6이닝 3피안타 3볼넷 6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3승을 챙기며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김진욱에 대해서는 “체인지업을 장착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투수가 됐다”고 했고, 나균안과 박세웅도 포함해 “불펜도 나쁘지 않아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이라고 평가했다.
롯데 선발진이 실제로 리그 최상위권

롯데의 선발진은 비슬리, 로드리게스, 박세웅, 김진욱, 나균안으로 구성된 5선발 체제를 갖추고 있다. 시즌 초 타선이 극도로 부진하며 꼴찌에 머물렀는데도 선발 ERA는 리그 1위권을 유지해왔다.

잘 던지고도 타선 지원을 못 받아 지는 패턴이 반복됐던 게 4월의 롯데였다. 5월 들어 고승민·나승엽이 복귀하고 타선이 살아나면서 선발진의 가치가 비로소 결과로 연결되기 시작했다.
서로 부러운 게 다르다

이강철 감독의 롯데 선발진 칭찬을 전해들은 김태형 감독의 반응도 유쾌했다. “나는 1위 하고 있는 게 더 부럽다고 전해줬으면 좋겠다”며 웃었고, 이강철 감독이 우천취소를 기다렸다는 말에 “KT가 확실히 우리를 두려워하네”라고 농담을 던졌다.
1위 팀 감독이 롯데 선발진을 부러워하고, 롯데 감독은 1위를 부러워한다. 두 감독이 오랜 절친이라 가능한 유쾌한 설전이었지만, 이강철 감독이 롯데를 다크호스로 지목한 건 단순한 덕담이 아니다. 타선까지 살아난 지금 롯데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5월이 분수령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