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가 올 시즌 10만 달러, 한화로 약 1억 5000만 원에 영입한 외국인 투수가 있다. 왕옌청이다. 문동주가 어깨 수술로 시즌 아웃됐고 화이트와 에르난데스도 부상으로 빠진 한화 선발진에서 류현진과 함께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로 자리 잡았다.

8경기 3승 2패 ERA 2.64, 44⅓이닝이라는 숫자가 1억 5000만 원짜리 계약에서 나오고 있다는 게 한화 팬들이 이 선수를 복덩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35일 만의 승리, 그런데 불만이 없었다

9일 대전 LG전에서 왕옌청은 6⅓이닝 7피안타 3사사구 4탈삼진 3실점으로 시즌 3승을 챙겼다. 4월 4일 두산전 이후 35일 만의 승리였다. 그 사이 5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 3실점 이하의 준수한 투구를 했는데도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한 달 넘게 승리가 없었지만 왕옌청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항상 팀원들이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6⅓이닝은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 타이기록이기도 했다.
대전에서 특급 스타 대우를 받는다

왕옌청은 야구장 밖에서도 화제다. 커피를 사러 가거나 택시를 타면 팬들이 알아보고 응원해준다고 했고, 라멘집에서 사장님이 팬이라며 김밥을 서비스로 줬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경기 날이면 야구장에 왕옌청의 이름이 울려 퍼지는데, 그는 한국말로 “너무 감사합니다”라고 웃으며 “너무 감사하고 감동적”이라고 했다. 한화 팬들의 야구 사랑이 유독 뜨겁다는 건 알려진 사실인데, 왕옌청이 그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 성적을 내고 있으니 대전에서 특급 스타 대우를 받는 게 당연하다.
1.5억짜리 계약이 이 정도면

외국인 투수 몸값이 천정부지로 올라가는 KBO에서 10만 달러짜리 계약이 ERA 2.64로 돌아오고 있다. 류현진과 함께 한화 선발진의 두 축을 이루고 있고, 이닝 소화 능력도 리그 공동 5위다.
화이트, 에르난데스가 이탈한 상황에서 왕옌청이 흔들렸다면 한화 선발진은 완전히 무너졌을 텐데, 이 선수가 버텨주는 덕분에 류현진의 부담도 덜어지고 있다. 한화 팬들이 커피집에서, 라멘집에서, 택시 안에서 왕옌청을 만날 때마다 응원을 쏟아붓는 이유가 여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