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출신 내야수는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편견이 있었다. 외야수는 이치로, 추신수가 증명했지만 내야수는 달랐다. 강정호는 그 편견을 뚫었다.
2015년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최대 1650만 달러 계약을 맺고 빅리그에 입성해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며 ‘킹캉’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런데 그 모든 걸 날려버린 건 음주운전이었다. 2016년 12월 한국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가 사고를 냈고, 조사 과정에서 2009년과 2011년에도 음주운전 전력이 있었다는 사실까지 드러났다. 세 번이었다.
KBO를 평정한 유격수

강정호는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해 초반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광환 감독의 신임 속에 기회를 잡았고, 이후 넥센 히어로즈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했다.

공수를 겸비한 유격수로 2010년 첫 골든글러브를 시작으로 6년 연속 수상하며 리그 최고의 유격수로 군림했다. 절정은 2014년이었다. 타율 0.356, 40홈런, 117타점으로 KBO 유격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세웠고, 이 성적을 발판으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MLB 도전에 나섰다.
편견을 뚫고 빅리그에 안착했다

2015년 피츠버그 데뷔 시즌에서 강정호는 126경기 타율 0.287, 15홈런, 58타점, OPS 0.816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 3위에 올랐다. 홈구장인 PNC 파크가 우타자에게 불리한 넓은 구장이었는데도 장타력을 발휘한 것이라 더욱 인상적이었다.

2016년에는 103경기 타율 0.255, 21홈런, 62타점, OPS 0.867로 아시아 내야수 최초 빅리그 20홈런 기록을 세웠다. 빅리그 4시즌 통산 297경기 타율 0.254, 46홈런, 144타점, OPS 0.797. 한국 내야수는 안 된다는 말이 틀렸음을 숫자로 증명했다.
대리비가 아까웠던 밤

2016년 12월, 강정호는 혈중알코올농도 0.084%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다가 다른 차량과 가드레일을 잇달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음주운전을 무마하기 위해 운전자 바꿔치기까지 시도했고, 조사 과정에서 2009년과 2011년에도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전력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총 세 번이었다.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강정호는 취업비자 발급이 막히며 2017년 시즌 전체를 날렸고, 2018년 3경기, 2019년 65경기 출전에 그친 뒤 결국 피츠버그에서 방출됐다.
돌아오지 못한 킹캉

이후 강정호는 국내 복귀를 타진했지만 여론의 벽을 넘지 못하고 결국 복귀 의사를 철회했다. 현재는 미국에서 야구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KBO 선수들에게 타격 레슨을 해주고 있고, 2025년에는 MLB 트라이아웃 도전을 선언하기도 했다.
아시아 내야수의 편견을 깨고 빅리그에서 두 시즌 동안 킹캉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선수의 마지막이 이렇게 됐다. 대리비 몇만 원이 수백억짜리 커리어보다 아까웠던 밤이, 모든 걸 바꿔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