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SSG가 키움에 6-12로 패하며 13연패에 빠졌다. 구단 역대 최다 연패 기록을 하루 만에 또 갱신했다. 목소리까지 잠겨 경기에 나선 이숭용 감독은 이날도 고개를 숙여야 했다. 그런데 팬들의 반응이 독특했다. 13연패를 당하는 동안 감독 욕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감독이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올 시즌 SSG 13연패의 출발점은 외국인 선수 농사 실패였다. 지난 시즌 앤더슨-화이트 원투펀치로 팀 평균자책 2위에 올랐던 SSG는 앤더슨이 MLB로 떠나자 드류 버하겐을 영입했지만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며 계약이 취소됐다. 급하게 영입한 앤서니 베니지아노는 선발 평균자책점이 5점대를 웃돌았고, 아시아쿼터로 데려온 다케다도 부진으로 교체됐다.

다케다 후임으로 일본 독립리그 출신 긴지로를 데려왔는데 팬들 사이에서 다케다 폭망 후 또 못하는 긴지로를 데려왔다는 탄식이 나올 정도였다. 외국인 투수 세 자리가 줄줄이 무너지자 불펜이 과부하를 안고 버텨야 했고 결국 도미노처럼 무너졌다.

거기에 부상 악재가 겹쳤다. 최정, 김성욱, 고명준, 최준우가 차례로 이탈했고, 올 시즌 22경기 평균자책 0.96으로 불펜을 이끌던 문승원마저 어깨 염증으로 이날 경기를 앞두고 2군으로 내려갔다.
이숭용 감독은 경기 전 마무리캠프부터 스프링캠프까지 체력 관리를 열심히 했는데도 부상자가 끊이지 않는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감독이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총체적 난국이었다.
이게 단장 문제라는 반응이 많은 이유

팬들이 감독보다 단장을 향해 날을 세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외국인 선수는 프런트가 뽑는다. 버하겐 계약 취소 후 급조한 외국인 선수 구성이 시즌 내내 선발진을 흔들었고, 그 공백을 불펜이 메우다 연쇄 붕괴로 이어진 구조는 구단 운영의 실패다.
팬들 사이에서는 연패가 계속되는 동안 김재현 단장이 미국에서 감감무소식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외국인 선수 한 명이 무너지면 플랜B를 가동해야 하는 것도 프런트의 역할인데, 그 역할이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쌓이고 있는 것이다.

이숭용 감독이 욕을 덜 먹는 건 감독을 특별히 잘한다고 인정받아서가 아니라, 이 상황에서 어떤 감독이 와도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인식이 팬들 사이에 퍼져 있기 때문이다. 선수가 없고 외국인이 무너진 자리에서 감독이 할 수 있는 건 한계가 있다. 지금 SSG의 13연패는 감독이 아니라 전력을 만드는 프런트의 문제라는 게 팬들의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