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LG 제치고 1위 할 수 있었던 이유” 아무리 봐도 ‘이 선수’ 때문 아닌가요?

삼성이 7일 대구에서 LG를 9-2로 꺾고 38일 만에 리그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전반기 막판 선두 경쟁의 분수령이 된 맞대결. 그 한복판에 마흔두 살의 최형우가 있었다.

이날 2안타 2타점으로 승리를 이끈 그는 KBO 최초의 통산 1800타점까지 달성했다. 삼성이 LG를 제치고 정상에 선 이유를 묻는다면, 팬들의 답은 하나로 모인다. 겨울에 최형우를 데려온 것이 신의 한 수였다는 것이다.

1위 탈환의 날, 전인미답의 기록

이날 경기 전까지 삼성 타선은 LG 선발 톨허스트에게 유독 약했다. 최형우조차 짜증이 날 만큼 안 풀렸다고 털어놨을 정도다. 그러나 이날은 구자욱과 최형우의 방망이가 동시에 터지며 흐름을 끊어냈고, 최형우의 1800번째 타점은 승부의 균형을 맞춘 동점타였다. 그는 “타점은 내 인생이다. 항상 욕심나는 기록이고 자부심이 있다”며 스스로에게 완벽했다고 말해주고 싶다는 소감을 남겼다.

1800타점이 얼마나 아득한 기록인지는 순위표가 말해준다. 통산 2위 최정이 1678개, 3위 김현수가 1576개다. 현역 최상위권 타자들조차 100개 이상 뒤처져 있고, 그 아래로는 이승엽, 이대호, 양준혁 같은 은퇴한 전설들의 이름이 이어진다. 26살에야 사실상 프로 인생을 시작한 선수가 걸음마다 신기록을 새기고 있는 셈이다.

겨울의 결단이 만든 1위

최형우는 지난겨울 KIA와의 9년 동행을 끝내고 2년 최대 26억 원에 친정 삼성으로 돌아왔다. 40대 초반 타자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결과는 완벽한 성공이다. 그는 복귀 첫해 3할대 타율과 정확한 클러치 능력으로 구자욱, 디아즈와 함께 클린업을 지탱하고 있다.

김지찬, 김성윤 등이 차린 밥상을 중심타선이 쓸어 담는 삼성 타선의 구조에서, 해결사 최형우의 존재는 결정적이다. 그가 없었다면 지금의 1위 경쟁 자체가 어려웠을 거라는 평가가 팬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나온다.

방망이가 전부도 아니다. 그는 젊은 야수들이 즐비한 삼성 라커룸에서 살아있는 교과서 역할을 하고 있다. 본인 스스로 “어린 선수들이 더 적극적으로 물어봤으면 좋겠다”며 조언을 아끼지 않고, 김영웅 같은 유망주들이 배울 기준점이 되고 있다.

‘이적 첫해 우승 청부사’의 세 번째 도전

흥미로운 건 최형우의 이력이다. 그는 2017년 FA로 KIA에 이적한 첫해 팀을 통합우승으로 이끌었다. 삼성 시절에는 왕조의 4년 연속 통합우승 주역이었다. 그리고 복귀 첫해인 올해, 삼성을 다시 1위에 올려놓았다. 팀을 옮길 때마다 우승을 몰고 다니는 사나이가 이번에도 그 공식을 재현할 조짐이다.

방출과 경찰청 야구단을 거쳐 재입단한 흙수저 출신이, 마흔둘에 리그 역사상 아무도 밟지 못한 고지에 올라 친정팀을 정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