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가 주말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마무리했다. 2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전을 11-5로 잡으며 2승1패로 시리즈를 끝낸 것이다.
그런데 이날 승리보다 눈길을 끈 건 따로 있었다.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2년차 외야수 박재현이 완전히 살아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그 배경에는 외국인 타자 해럴드 카스트로가 있었다.
슬럼프와 부상, 엇갈린 타이밍

박재현은 5월까지 50경기에서 타율 0.309, 8홈런, 29타점, 12도루로 KIA 타선의 활력소였다. 같은 기간 카스트로는 4월 25일 광주 롯데전에서 햄스트링을 다쳐 이탈한 상태였고, 대체 외국인 타자 아데를린 로드리게스가 32경기 타율 0.264, 10홈런, 31타점으로 제 몫을 해내며 KIA는 잔류 여부를 고민해야 했다.
그러던 중 박재현은 6월 들어 체력 부담과 상대 견제가 겹치며 최근 10경기 타율이 1할대까지 떨어졌고, 비슷한 시점에 아데를린이 연장 계약을 거절하면서 카스트로의 잔류가 자연스럽게 결정됐다.
카스트로의 조언과 박재현의 반등

카스트로는 6월 18일 광주 LG전에서 1군에 복귀했다. 경기를 앞두고 그는 박재현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센터 방향으로 밀어 쳐야 한다는 구체적인 타격 조언을 건넸고, 박재현은 그날 곧바로 3안타를 몰아치며 슬럼프 탈출의 신호탄을 쐈다.

카스트로 자신도 복귀전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19일 KT전에서는 홈런 포함 3안타 3타점으로 완전히 부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위닝시리즈로 증명된 선택

21일 경기에서 두 선수의 상승세는 더 뚜렷해졌다. KIA는 전날 9회말 끝내기 패배의 충격을 딛고 7회 5점, 8회 4점을 몰아치며 11-5로 역전승을 따냈다. 박재현은 3안타 2득점, 카스트로는 4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카스트로는 4-5로 추격하던 2사 만루서 결승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린 데 이어 8회 쐐기 희생플라이까지 추가했다. 경기 후 이범호 감독은 타자들의 집중력이 돋보였다며 카스트로의 결승타와 쐐기 타점, 그리고 모든 타자의 활약을 두루 언급했다.
팬들이 본 ‘방 안 토크’

팬들 사이에서는 박재현이 카스트로 복귀와 맞물려 곧바로 각성한 타이밍을 두고 신기하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박재현이 직접 카스트로의 방까지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둘의 케미스트리를 흥미로워하는 댓글도 많았고,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재계약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결과적으로 카스트로와 동행을 이어간 KIA의 선택은 옳았던 것으로 보인다. 본인의 활약은 물론 후배 박재현의 부활까지 이끌어내며, 한 명 이상의 몫을 해내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