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이 29일 외국인 투수 와일스를 방출하고 NC에서 방출된 홈런왕 출신 맷 데이비슨을 영입했다. 남이 버린 선수를 줍는다는 비아냥이 따라붙지만, 지금 키움의 상황을 냉정히 들여다보면 이만한 선택지도 없었다. 오히려 현실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카드였다.
키움의 진짜 문제는 타선이었다

키움은 29일 기준 27승 51패 1무, 승률 0.346으로 리그 최하위다. 그런데 이 부진의 원인이 어디 있는지가 핵심이다. 팀 타율 0.231, 팀 홈런 45개, 팀 장타율 0.328, 팀 출루율 0.311로 주요 공격 지표가 모두 리그 꼴찌다. 반면 마운드는 다르다. 알칸타라가 에이스 노릇을 하고, 부상에서 돌아온 안우진, 2차 드래프트로 데려온 배동현, 신인 박준현, 거기에 하영민까지 선발진은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췄다.

문제가 명확하면 답도 명확하다. 마운드는 굴러가는데 타선이 죽어 있으니, 한정된 외국인 슬롯을 타격 보강에 투자하는 게 합리적이다. 마침 방출 통보를 받고 마운드를 비워줘야 했던 와일스는 올 시즌 5경기 4패 평균자책점 5.40에 그쳤고, 부상 복귀 후 연습경기 구속도 142km에 머물렀다. 잃는 것이 크지 않은 카드였다.
‘줍줍’이라도 데이비슨이라면 다르다

물론 키움의 외국인 영입 방식이 재활용 위주라는 비판은 일리가 있다. 지난해 카디네스도, 푸이그도 그랬다. 그러나 이번 데이비슨은 결이 다르다. 단순히 싸게 줍는 선수가 아니라 KBO에서 충분히 검증된 거포이기 때문이다.

데이비슨은 2024년 NC 입단 첫해 46홈런으로 홈런왕에 올랐고, 부상에 시달린 지난해에도 36홈런 97타점을 기록했다. NC 세 시즌 통산 90홈런, 타율 0.298, OPS 0.955다. 올 시즌 홈런이 8개로 줄어 방출되긴 했지만, 타율은 0.290으로 준수했고 최근 10경기 타율이 0.419에 달할 만큼 타격감은 오히려 최고조에서 시장에 나왔다. 적응 기간이 필요 없는, 즉시 전력감 거포를 잔여 연봉만 부담하고 데려온 셈이다. 지금 타선이 최하위인 팀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변수는 있지만, 그래도 합리적인 도박

물론 우려가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지금 키움에게 필요한 건 완벽한 카드가 아니라 현실적인 카드다. 시즌 막판 거포 매물이 시장에 거의 없는 상황에서, 검증된 30홈런급 타자를 잔여 연봉만으로 데려올 기회는 흔치 않다.
이미 하위권이 굳어진 팀이 잔여 시즌 타선의 구멍을 메우고, 히우라와의 시너지로 공격에 활력을 더한다는 명분도 분명하다. 비아냥은 따라붙겠지만, 가용 자원과 비용, 시점을 모두 고려하면 키움의 이번 선택은 충분히 납득할 만한 최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