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팀에서 뛰고 싶다고 키움 떠난 웰스를 참교육한다”.. 키움 팬들이 통쾌한 이유

포스트맨

야구에서 가장 짜릿한 복수는 그라운드에서 이뤄진다. 29일 잠실, 최하위 키움이 옛 식구 웰스가 선발로 나선 LG를 상대로 23안타 18득점 폭격을 퍼부은 것이다.

웰스는 3이닝 9피안타 5실점으로 무너졌다. 키움 팬들이 이 대승을 유독 통쾌해하는 데는 지난겨울의 사연이 있다.

“강팀에서 뛰고 싶었다”.. 그 한마디의 서운함

웰스와 키움의 인연은 지난해 6월 시작됐다. 부상 대체 외인으로 연봉 3만 달러에 합류한 그는 4경기 평균자책점 3.15로 재발견됐고, 키움은 올해 신설된 아시아쿼터의 1순위로 그를 점찍고 재계약을 추진했다.

그런데 결말이 이상했다. 웰스 측과 연락이 원활치 않던 사이 LG와의 계약 발표가 먼저 나온 것이다. 무명이던 자신에게 KBO 무대를 열어준 팀을 이렇게 떠나느냐는 팬들의 배신감이 터져 나왔다.

기름을 부은 건 본인의 입이었다. 웰스는 LG 계약 후 “승리 문화가 있는 팀, 강팀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한국시리즈 우승이 목표”라고 이적 이유를 밝혔다. 최하위 키움 팬들에게는 뼈아픈 문장일 수밖에 없었다.

그 ‘약팀’에게 두들겨 맞은 밤

그리고 29일, 운명의 재회가 성사됐다. 결과는 잔인할 만큼 일방적이었다.

키움 타선은 2회 이형종의 홈런으로 웰스를 흔들기 시작해 3이닝 만에 안타 9개를 쏟아부으며 끌어내렸다. 팀 전체로는 올 시즌 10개 구단을 통틀어 한 경기 최다인 23안타, 구단 시즌 최다인 18득점의 대폭발이었다.

선발 전원이 출루하고 전원이 득점했다. 베테랑 서건창은 3,324일 만의 5안타 경기로 공격을 이끌었고, 5회에만 9점을 쓸어 담은 키움은 18-11로 웃었다. 우승을 찾아 떠난 투수가, 두고 온 최하위 팀에게 가장 아픈 매를 맞은 셈이다.

감정을 걷어내면 남는 것들

물론 냉정한 시선도 필요하다. 외국인 선수에게 이적은 생계이자 커리어 선택이고, 더 나은 조건과 우승 가능성을 좇는 건 프로의 당연한 권리다.

웰스가 키움을 콕 집어 비하한 적도 없다. ‘배신자’라는 낙인은 어디까지나 서운한 팬심의 언어다.

다만 야구의 신은 가끔 짓궂다. 강팀을 택한 웰스의 LG는 후반기 최악의 추락 중이고, 그가 떠난 키움은 후반기 반등의 재미를 보고 있다. 하룻밤의 복수극으로 겨울의 서운함을 씻어낸 키움 팬들에게, 이날의 18점은 순위표 그 이상의 승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