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가 정규시즌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불안 요소가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건 선발진 붕괴다.
그런데 LG는 이 위기 속에서 선발이 아닌 불펜 외국인 리오스를 영입했다. 한정된 외국인 슬롯을 고려하면, 이 선택이 두고두고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선발을 방출하고 불펜을 데려온 모순

문제의 출발점은 외국인 선발 치리노스였다. 지난해 13승으로 통합 우승에 기여했던 치리노스는 올 시즌 팔꿈치 통증 여파로 8경기 평균자책점 6.68, 퀄리티스타트 0회에 그치며 무너졌다. LG는 결국 그를 방출했는데, 그 자리를 또 다른 선발이 아닌 불펜 자원 리오스로 채웠다. 마무리 유영찬의 부상 공백을 메우겠다는 의도였다.

문제는 외국인 선수를 3명까지만 쓸 수 있다는 점이다. 선발이 무너진 팀이 그 귀한 슬롯 하나를 불펜에 쓴 셈이다. 선발은 한 번 무너져도 5이닝 이상 버텨주면 다음 날 불펜을 아낄 수 있다. 반대로 선발이 짧게 끝나면 불펜이 연쇄적으로 지치고, 그 부담은 다음 경기까지 이어진다. 지금 LG에 필요한 건 이닝을 먹어줄 선발이었지, 한 이닝짜리 불펜이 아니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리오스, 데이터부터 불안했다

영입 당시부터 리오스의 지표는 불안 요소가 뚜렷했다. 올 시즌 트리플A에서 11경기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했는데, 9이닝당 볼넷이 5.29에 달할 만큼 제구가 좋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피홈런으로, 9이닝당 2.65개의 홈런을 맞았다. 메이저리그 통산 평균자책점도 6.21로 좋지 않았다. 최고 150㎞ 중후반의 강속구는 매력적이지만, 제구보다 구위로 승부하는 전형적인 파워 피처라 기복 위험이 컸다.

실제 KBO 성적도 기대에 못 미친다. 시즌 평균자책점 4.00, 1승 1패, WHIP 1.11로 나쁘지 않아 보이지만, 직전 등판에서 5.4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등 결정적인 순간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트리플A에서 드러난 약점, 즉 피장타와 제구 불안을 그대로 안고 온 셈이다. 불펜 보강이 목적이었다면 손주영을 선발로 돌릴 수 있을 만큼 뒷문을 확실히 책임질 카드를 데려왔어야 했는데, 리오스는 그 정도 안정감과는 거리가 있다.
선발 카드는 정말 없었나

물론 영입 시점에 마땅한 선발 외국인 매물이 없었다는 반론도 가능하다. 그러나 따져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치리노스의 부상 시점부터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거르던 선수였고, 4주 진단이 6주로 길어지는 동안 대체 선발을 충분히 시험해볼 수 있었다.
또 시장에 선발 자원이 아예 없었던 것도 아니다. 다른 구단이 줍듯이 데려간 선발 자원도 있었던 만큼, 불펜이 아닌 선발 쪽으로 슬롯을 썼어야 한다는 시각이 설득력을 얻는다. 7월부터 선발 매물이 풀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사이를 버틸 임시방편으로라도 선발을 고려할 여지는 있었다.

결국 LG의 리오스 영입은 팀의 가장 큰 약점인 선발진을 외면한 채 불펜에 슬롯을 쓴 선택이었다. 지금이야 타선의 힘과 임찬규의 분전으로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선발 붕괴를 이대로 방치한다면 2년 연속 우승은 쉽지 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