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은 메이저 역사에 남을 최악의 먹튀라고?” 美 언론에서 혹평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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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역사상 최악의 선수 중 한 명.” 미국 매체가 김하성(31·애틀랜타)의 전반기에 붙인 수식어다. 과장 같지만 숫자를 보면 반박이 어렵다. 27경기 타율 0.068, 장타 0개, OPS 0.239. 팬그래프 기준 WAR은 -1.1로, 162경기로 환산하면 -6.0이라는 비현실적인 페이스다.

연봉 2,000만 달러(약 300억 원)를 받는 선수의 성적표라는 게 믿기지 않는 수준. 애틀랜타 지역 매체는 “구단 역사상 최악의 FA 계약”이라며 김하성이 애틀랜타를 농락했다는 표현까지 썼다.

6푼8리, 그리고 ‘유령 IL’

부진의 궤적은 잔인하다. 겨울에 빙판길에서 미끄러져 손가락 힘줄이 파열되는 황당한 사고로 시즌 첫 6주를 날렸고, 5월 중순 복귀 후에는 차라리 안 뛰는 게 나았다는 말이 나올 성적을 냈다. 6월 초 이후 한 달 가까이 안타가 없었고, 그 사이 마테오(타율 0.301)와 듀본이 유격수 자리를 가져갔으며, 트리플A에서 3할을 친 신예 자비스까지 콜업되면서 뎁스차트 4위까지 밀렸다.

그리고 이달 초 오른 중지 염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는데, 미국 언론들은 이를 ‘유령 IL’이라 부른다. 진짜 목적은 치료가 아니라, 메이저 계약 선수를 마이너에서 뛰게 할 합법적 수단이라는 것이다.

재활 명목으로 허용되는 최대 20일. 이 20일이 사실상 김하성에게 주어진 마지막 시험대라는 해석이다. 여기서도 반등이 없으면 마이너 잔류, 최악의 경우 DFA(지명할당)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먹튀’ 낙인 전에 짚어야 할 것들

다만 이 추락을 실력 하나로만 설명하긴 어렵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4시즌 동안 WAR 15.1, 수비 지표 리그 최상위권을 찍은 검증된 유격수였고, 한때 1억 달러 계약이 거론되던 선수다. 어깨 수술과 빙판 낙상이라는 부상이 연달아 겹치며 몸을 만들 시간 자체가 없었다는 동정론도 있다. 애틀랜타의 2,000만 달러 계약도 체결 당시엔 “장사 잘했다”는 호평을 받았던 베팅이었다.

희망의 불씨도 하나 켜졌다. 14일 재활 첫 경기에서 김하성은 첫 타석부터 비거리 121m 솔로 홈런을 쏘아 올리며 3타수 2안타로 활약했다. 올해 실전 통틀어 첫 홈런. 표본 한 경기로 호들갑 떨 일은 아니지만, 손가락이 낫자 장타가 바로 나왔다는 건 부진의 원인이 기량 소멸만은 아니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20일 안에 증명해야 한다

시계는 돌아가고 있다. 애틀랜타는 지구 1위를 달리며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유격수 보강까지 검토 중이라, 김하성이 돌아올 자리는 갈수록 좁아진다.

20일 안에 마이너에서 압도적인 성적으로 존재를 증명하지 못하면, 겨울 FA 시장에서의 세 번째 도전은커녕 빅리그 생존 자체가 물음표가 된다. ‘역사상 최악의 먹튀’라는 낙인이 찍히느냐, 부상이 만든 최악의 반년으로 기억되느냐. 그 갈림길이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