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원태인이랑 비교하지 마세요” 두산 곽빈이 국대 1선발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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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최고 토종 우완을 논할 때 늘 따라붙던 이름이 원태인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이야기가 다르다. 26일 잠실에서 1위 삼성을 상대로 곽빈(27)이 보여준 투구는, 이 논쟁이 이미 끝났음을 보여주는 한 장면이었다.

113구째에 156km

곽빈은 이날 6이닝 3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삼성의 스윕 시도를 홀로 막아섰다. 압권은 구위의 지속력이었다. 최고 158km를 찍은 속구는 개인 최다인 113구째에도 156km가 나왔다.

김원형 감독이 “에이스다운 피칭, 마지막까지 혼신의 투구”라고 극찬한 그대로였다. 전날 원태인이 같은 잠실에서 6이닝 1실점으로 두산을 잡았지만, 하루 만에 곽빈이 더 압도적인 내용으로 응수한 모양새가 됐다.

지표가 말한다, 올해는 곽빈

시즌 전체를 놓고 보면 격차는 더 뚜렷하다. 곽빈은 평균자책점 2.64(2위), 9승으로 다승 공동 1위, 128탈삼진으로 이 부문 1위, 여기에 투수 WAR 전체 1위까지 리그 주요 지표를 휩쓸고 있다.

반면 원태인은 평균자책점 3.84, 5승 5패, WAR 10위로 이름값에 못 미치는 시즌을 보내는 중이다. 커리어 내내 원태인의 그늘에 있던 비교 구도가 올해 완전히 뒤집힌 것이다.

태극마크가 내린 결론

사실 이 논쟁의 공식적인 결론은 이미 지난달에 나왔다. 9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표팀 와일드카드 세 장 중 한 장이 곽빈에게 돌아간 것이다. 원태인 역시 와일드카드 후보로 거론됐지만 최종 명단에 들지 못했다.

류지현 감독은 명단 발표에서 “투수 쪽에서는 곽빈이 큰 역할을 해줘야 한다”며 그를 사실상의 에이스로 지목했다. 항저우 대회 금메달 멤버이기도 한 곽빈이 대회 5연패 도전의 1선발로 낙점된 셈이다. 팬들 사이에서 이제 비교 자체가 곽빈에게 실례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원태인의 시간이 끝난 건 아니다

물론 한 시즌의 우위가 커리어의 서열을 확정하는 건 아니다. 원태인은 수년간 삼성과 리그를 대표해온 우완이고, 25일 6이닝 1실점 호투처럼 최근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1위 팀의 로테이션을 지키는 그가 후반기에 반격할 시간도 충분히 남아 있다.

그러나 적어도 2026년의 서열은 분명하다. 다승, 탈삼진, WAR 1위에 국가대표 에이스라는 공인까지. 지금 KBO 최고의 토종 선발이 누구냐는 질문에, 올해만큼은 망설일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