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 39도에 야구를 한다고?” 2군은 취소해도 1군 경기는 강행하는 이유

포스트맨

기상청이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이라 표현한 더위가 한반도를 덮쳤다. 체감온도 39도의 폭염 중대경보 속에 KBO 퓨처스리그는 25~26일 이틀 연속으로 경산과 상동 경기를 취소했다.

그런데 같은 하늘 아래 1군 경기는 그대로 열린다. 팬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질문. 선수도 관중도 같은 더위를 견디는데, 왜 1군은 취소되지 않을까.

규정은 있다, 그런데 ‘할 수 있다’다

KBO 규정 27조는 하루 최고기온 35도 이상이 이틀 넘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경기를 취소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핵심은 ‘취소한다’가 아니라 ‘취소할 수 있다’는 재량 조항이라는 점이다. 기준을 충족해도 종합 판단에 따라 강행이 가능하다.

실제 이 규정은 2015년 만들어졌지만 1군에서 처음 발동된 건 2024년 8월 울산 문수구장이었다. 당시엔 인조잔디 표면 온도가 50도까지 치솟는 극단적 조건이 겹쳐서야 사상 첫 폭염 취소가 나왔다. 팬들 사이에서 폭염 취소 요건이 생각보다 훨씬 빡빡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2군과 1군의 결정적 차이, 경기 시간

같은 폭염에 2군만 취소되는 데는 구조적 이유가 있다. 퓨처스리그는 대부분 한낮에 경기를 치른다. 최고기온이 정점을 찍는 시간대에 그대로 노출되는 것이다. 반면 1군은 평일 오후 6시 30분, 주말 5~6시에 시작해 하루 중 가장 뜨거운 시간을 일부 비켜간다.

KBO도 클리닝타임을 최대 10분까지 늘리고 9월 초 일요일 낮 경기를 저녁으로 옮기는 등 나름의 대응책을 가동 중이다. 빡빡한 144경기 일정상 취소가 쌓이면 시즌 막판 더블헤더 등 더 가혹한 일정으로 돌아온다는 현실론도 강행의 배경이다.

그래도 불안하다는 목소리

그럼에도 우려는 커지고 있다. 저녁 경기라 해도 열대야 속 야외 관중석의 체감온도는 위험 수준이고, 선수 이전에 어린이와 고령 관중의 안전이 먼저라는 지적이 나온다.

팬들 사이에서는 누구 하나 쓰러지는 사고가 나야 그제서야 취소할 것이냐는 서늘한 냉소와 함께, 혹서기에는 모든 경기를 오후 7시 이후로 미루자는 대안론도 힘을 얻는다. 기후 전문가들이 한반도의 여름 폭염 장기화를 경고하는 만큼, 올해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더 큰 숙제다.

당분간 무더위가 이어질 전망 속에, 1군 폭염 취소 2호가 나올지도 관심사가 됐다. 규정의 재량을 언제 어떻게 쓸 것인가. 흥행과 일정, 그리고 안전 사이에서 KBO의 판단이 계속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