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실을 가득 메운 2만 관중은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떴다. LG가 29일 홈에서 키움에 11-18로 무너진 것이다.
17안타 11득점을 하고도 진 경기. 후반기 LG가 왜 리그에서 가장 못 이기는 팀이 됐는지를 압축한 하루였다.
한 이닝 9실점, 그리고 코치의 호명 실수

붕괴는 5회에 왔다. 7-5로 리드하던 LG는 이 한 이닝에만 7안타와 4사사구를 두들겨 맞으며 9점을 헌납했다.
필승조 김진성이 아웃카운트 하나 못 잡고 3실점으로 무너졌고, 뒤이은 우강훈도 4실점을 보탰다. 그런데 이 아수라장 속에서 더 상징적인 장면이 나왔다.

우강훈 다음 투수로 김윤식을 올리려던 김광삼 투수코치가, 심판에게 이우찬의 이름을 잘못 말한 것이다. 규정상 호명된 투수가 던져야 하기에 김윤식은 마운드에 올랐다가 연습투구도 못 하고 내려갔고, 준비가 덜 된 이우찬이 급히 등판했다.
구단 관계자도 코치의 착각이었다고 인정했다. 팬들 사이에서 투수 교체조차 제대로 못 하느냐는 탄식이 나온 이유다.
숫자가 말하는 후반기 최악의 마운드

이날의 참사는 우연이 아니다. 경기 전까지 LG의 후반기 팀 평균자책점은 6.85로 리그 꼴찌였다.
전날 톨허스트가 나오기 전까지 선발진에서 13경기 연속으로 퀄리티스타트가 없었을 정도다. 이날도 선발 웰스가 3점을 지원받고도 3이닝 5실점으로 조기 강판되며 악순환의 문을 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상 악재까지 터졌다. 최근 타선의 희망이던 문정빈이 투구에 왼 손등을 맞아 병원 검진을 받게 된 것이다.
코치 개편 하루 만에 도돌이표

뼈아픈 건 타이밍이다. LG는 부진 타개를 위해 코치진을 대폭 개편했고, 28일 키움전 승리로 반등하는 듯했다.
그러나 딱 하루였다. 타선이 11점을 내는 날조차 마운드가 18점을 내주는 구조라면, 벤치 개편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게 이날 드러난 현실이다.
물론 후반기는 아직 길고, 타선의 화력이 살아 있다는 건 분명한 자산이다. 다만 순서는 명확해졌다. 코치 이름표를 바꾸는 것보다, 마운드에서 아웃카운트를 잡아줄 투수를 찾는 게 먼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