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금 9억 받은 투수가 홈런도 10개 치고 있다고?” 퓨처스리그 폭격 중인 선수 정체

포스트맨

퓨처스리그에서 이상한 4번 타자가 홈런을 쓸어 담고 있다. 26일 고양전 첫 타석에서 비거리 125m짜리 시즌 10호 홈런을 쏘아 올린 상무의 이 타자는, 불과 3년 전까지 투수였다. 그것도 계약금 9억원을 받은 특급 파이어볼러. 키움 히어로즈의 장재영(24) 이야기다.

157km 던지던 9억팔의 좌절

장재영은 덕수고 시절 최고 157km를 뿌리던 초고교급 투수로, 2021년 키움의 1차지명을 받으며 역대 3위에 해당하는 계약금 9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프로의 시간은 잔인했다. 제구가 끝내 잡히지 않았고 오른쪽 팔꿈치 부상까지 겹치면서, 투수로 남긴 기록은 통산 56경기 1승 6패 평균자책점 6.45가 전부였다. 9억이라는 몸값은 그대로 조롱의 소재가 됐다.

수술 대신 방망이를 들었다

2024년, 장재영은 승부수를 던졌다. 팔꿈치 수술 대신 재활을 택하며 타자 전향을 선언한 것이다. 근거 없는 도박은 아니었다. 고교 시절 청소년대표팀에서 4번 타자를 칠 만큼 타격 재능은 검증돼 있었다.

전향 첫해 1군 타율은 0.168에 그쳤지만 9타석 만에 데뷔 홈런을 쏘는 등 4개의 아치를 그리며 장타력의 씨앗을 보여줬고, 이듬해 5월 그는 다시 결단을 내렸다. 상무 입대. 성적 압박 없는 무대에서 타자의 기본기를 처음부터 쌓겠다는 선택이었다.

군대에서 완성되고 있는 거포

그 선택이 지금 만개하고 있다. 장재영은 올 시즌 퓨처스리그 50경기에서 타율 0.289, 홈런 10개, 24타점을 기록 중이다. 특히 출루율 0.449, 장타율 0.578이라는 비율 지표가 눈에 띈다. 방망이에 걸리면 담장을 넘기는 파워는 물론, 투수 시절 약점이던 선구안까지 다듬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10경기 타율 0.308로 예열을 마친 뒤 올해 완전히 다른 타자가 됐다는 평가다.

물론 퓨처스리그 성적이 1군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전향 첫해 1군에서 삼진 64개를 당했던 콘택트 과제는 여전히 증명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방향은 분명하다. 장재영은 오는 11월 전역과 함께 키움으로 돌아온다. 마침 후반기 반등으로 내년을 준비하는 키움에게, 군에서 완성돼 돌아오는 우타 거포는 계산에 없던 보너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