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진짜 유망주들의 무덤인가?”.. ‘역대급 재능’ 나승엽에게 김태형 감독이 한 통첩

김태형 롯데 감독이 2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나승엽의 선발 출전을 알리며 한마디를 덧붙였다. ‘최후 통첩’이라고 했다. 웃음기를 띠고 한 말이지만 뼈가 있었다.

그리고 그날 나승엽은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한때 ‘역대급 재능’으로 불리던 23살 유망주의 표류가 길어지면서, 팬들 사이에서는 해묵은 질문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롯데는 정말 유망주들의 무덤인가.

최후 통첩까지 나온 이유

나승엽의 최근 성적은 처참하다. 최근 10경기 타율 0.156에 장타는 하나도 없고, 볼넷도 단 1개다. 6월 월간 타율은 0.202에 그쳤다. 시즌 성적도 44경기 타율 0.240, 5홈런에 머물러 있다. 지난달 16일 SSG전에서 데뷔 첫 연타석 홈런을 치며 반등하는가 싶더니 이내 다시 가라앉았다.

김 감독은 “자신감이 떨어졌다고 본다. 프로선수라면 이런 상황을 스스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앞서 1루 수비 불안으로 라인업에서 제외한 데 이어, 이번엔 방망이에까지 최후 통첩을 날린 셈이다. 시즌 자체도 순탄치 않았다. 나승엽은 올 초 대만 스프링캠프에서 사행성 오락실을 출입한 원정 도박 사건에 연루돼 30경기 출장 정지를 받았고, 5월에야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몸도 마음도 정상적인 시즌을 보내기 어려운 해였다.

‘유망주 무덤’ 프레임의 근거

팬들이 냉소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나승엽은 2024년 타율 0.312, 66타점으로 잠재력을 터뜨리는 듯했지만, 지난해 0.229로 꺾였고 올해도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2년 연속 빠른 공 대처에서 약점이 뚜렷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155km를 던지던 초특급 유망주 윤성빈이 부상 속에 사라진 기억까지 겹치며, 역대급 재능들이 롯데에만 오면 크지 못한다는 자조가 퍼진 것이다.

팀 탓인가, 선수 탓인가

다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유망주가 터지지 못하는 건 롯데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각 팀마다 역대급 재능으로 불리다 사라진 이름은 수두룩하다. 진짜 특급 재능은 어느 팀에 가도 결국 터진다는 냉정한 시각도 있다. 실제로 롯데는 이대호라는 국보급 타자를 키워낸 팀이기도 하다.

결국 나승엽의 문제는 팀 환경과 본인의 몫이 뒤섞여 있다. 도박 사건으로 스스로 시즌을 꼬이게 만든 책임은 분명 선수에게 있고, 무너진 타격 메커니즘과 자신감 회복 역시 본인이 풀어야 할 숙제다. 다만 쫓기듯 타석에 서는 23살에게 1군에서 계속 압박만 가하는 게 답인지, 차라리 2군에서 재정비할 시간을 주는 게 나은지는 구단의 선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