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프로스포츠 역사상 가장 비싼 계약서에 사인한 남자가, 계약 2년 차에 병상 신세를 반복하고 있다. 뉴욕 메츠의 후안 소토(28) 이야기다. 소토는 왼쪽 종아리 근육 손상(그레이드2)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복귀까지 커리어에서 가장 긴 공백이 예상된다.
15년 7억 6,500만 달러, 우리 돈 1조원이 넘는 계약의 주인공이 한 시즌에 네 번째 부상이라는 소식에,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역대급 먹튀가 되는 것 아니냐는 뼈아픈 물음까지 나온다.
철강왕은 어디 갔나

이 상황이 충격적인 건 소토의 원래 별명이 사실상 ‘금강불괴’였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시즌 전까지 커리어 통산 부상자 명단에 오른 게 단 세 번,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는 648경기 중 632경기에 출전한 리그 최고의 철강왕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완전히 다르다.

4월에 오른쪽 종아리를 다쳐 2주 반을 쉬었고, 팔꿈치와 손 부상이 이어지더니, 이번엔 왼쪽 종아리마저 찢어졌다. 한 시즌에 양쪽 종아리를 모두 다친 것이다. 특히 이번 부상은 17일 경기에서 통증을 느끼고도 계속 뛰다 악화된 것으로 전해져 더 뼈아프다. 본인조차 “한 해에 두 번이나 부상자 명단에 오르다니 정말 이상하다”고 했을 정도다.
소토가 빠지면 메츠는 무너진다

‘먹튀’ 소리가 나오는 배경에는 팀 성적이 있다. 메츠는 연봉 총액 리그 2위의 슈퍼팀을 꾸리고도 43승 61패, 지구 최하위에 처박혀 있다. 감독은 시즌 중 경질됐고, 통계 사이트가 계산한 가을야구 탈락 확률은 99.5%다.

아이러니한 건 이 참사가 오히려 소토의 가치를 증명한다는 점이다. 4월 소토가 빠졌을 때 메츠는 12연패에 빠졌고, 경기당 득점은 리그 최하위로 곤두박질쳤다. 팀 내 유일한 올스타인 그가 8월까지 자리를 비우면 팀이 어디까지 추락할지 가늠조차 어렵다.
그런데, 정말 먹튀일까

냉정하게 따지면 먹튀라는 낙인은 성급하다. 소토는 올해도 84경기에서 타율 0.283에 홈런 21개, 52타점을 기록 중이다. 건강할 때의 생산력은 여전히 리그 정상급이라는 뜻이다. 15년짜리 초장기 계약의 이제 2년 차라는 점에서, 한 시즌의 부상 악령으로 계약 전체를 평가하는 건 이르다는 반론이 많다.

소토 본인도 “시즌 안에 반드시 돌아온다고 100% 확신한다”며 복귀 의지를 불태웠다. 결국 관건은 이 부상 시즌이 일회성 액땜이냐, 하락의 신호탄이냐다. 1조원의 사나이가 철강왕의 몸을 되찾을 수 있을지, 남은 13년의 값어치가 거기에 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