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한화 이글스를 이야기할 때 김서현의 이름은 빠질 수 없다. 시즌 초 마무리로 보직을 전환한 그는 팀의 정규시즌 2위 달성에 크게 기여했다. 총 69경기에 등판해 33세이브와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하며 KT 박영현에 이어 세이브 부문 2위에 올랐다. 그의 강속구는 올 시즌 KBO 리그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였다.

하지만 시즌 끝 무렵, 특히 10월 1일 SSG 랜더스와의 문학 원정 경기에서 충격적인 경험을 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9회말 두 아웃을 잡아낸 뒤 연달아 타자에게 홈런과 안타, 볼넷을 허용하며 역전패를 허용했다. 이 날의 패배는 단지 한 경기의 결과를 넘어서 김서현에게 깊은 심리적인 상처로 남았다.
그날 이후, 이어진 흔들림

시즌 막판의 그 악몽은 포스트시즌에까지 이어졌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2실점으로 부진했고, 4차전에서도 홈런을 허용하며 경기를 어렵게 만들었다. 마운드에서의 자신감은 눈에 띄게 흔들렸고, 김서현의 눈빛에서는 무거운 부담이 느껴졌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도 반전의 순간은 찾아왔다. 10월 29일, 드디어 그가 웃었다. LG 트윈스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 한화는 2-3으로 지고 있던 8회, 김서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오스틴 딘, 김현수를 가볍게 처리한 그는 9회에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7-3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 경기 후 눈물을 쏟은 그는, 생애 첫 한국시리즈 승리 투수로 기록됐다.
‘이글스 TV’에서 드러난 진심

그리고 두 달 뒤, 한화 구단이 제작한 시즌 다큐멘터리 ‘이글스 TV’를 통해 김서현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는 대전구장이 마치 문학의 랜더스필드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당시 상황이 머릿속에 생생하게 그려졌고, 야구장에 와 있는 것 자체마저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서 느껴진 건 어린 투수가 겪은 극심한 트라우마와 이를 이겨내려는 성장의 노력이었다.

심리적인 부담 속에서도 포스트시즌을 치르며, 승리를 거머쥔 그의 모습은 진정한 성장이었다. 이제 그는 트라우마보다 더 강해졌고, 팬들은 그가 다음 시즌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돌아오길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