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도 줄었다면서”.. 두산이 올스타 투표에서 압도적인 화력 보여주는 이유

15일 발표된 2026 KBO 올스타전 팬 투표 2차 중간 집계에서 두산은 또 한 번 압도적인 결과를 냈다. 전체 1위 양의지(173만 4348표), 2위 손아섭(159만 4281표)을 비롯해 드림 올스타 12개 부문 중 9개를 두산이 싹쓸이했다.

선발투수 곽빈, 중간투수 김정우, 마무리투수 이영하까지 투수 전 부문은 물론 2루수 박준순, 유격수 박찬호, 외야수 정수빈, 지명타자 손아섭까지 거의 모든 자리에 두산 선수가 1위로 올라 있다. 그런데 두산은 현재 시즌 32승 2무 30패로 6위, 순위표상 중위권 팀이다. 성적과 투표 결과 사이의 격차가 눈에 띈다.

잠실의 마지막 올스타전이라는 상징성

가장 큰 이유는 장소다. 올해 올스타전이 열리는 잠실야구장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잠실을 홈으로 쓰는 두 팀 중에서도 두산 팬들에게 잠실은 단순한 구장이 아니라 구단 역사 그 자체와 같은 의미를 갖는다.

새 구장으로 옮기기 전 마지막 올스타전의 주인공이 두산이어야 한다는 정서가 투표라는 행동으로 직접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같은 잠실 연고팀인 LG도 나눔 올스타에서 5개 부문 선두를 차지하고 있지만, 드림 올스타에서 두산이 보여주는 9개 부문 싹쓸이에는 미치지 못한다.

선수들이 직접 나선 투표 홍보전

두산 선수단의 투표 독려 캠페인도 화력을 키운 요인이다. 양의지는 걸그룹 아이오아이의 노래 가사를 활용한 ‘자려고 누웠는데 양의지’라는 밈으로 직접 영상을 찍었고, 3루수 후보 박지훈은 사극 콘셉트로 곤룡포를 입고 나타나 투표를 호소했다.

곽빈은 최근 개봉한 영화를 패러디한 영상을, 김정우는 러닝 차림으로 댄스 챌린지를 선보이며 웃음을 자아냈다. 성적으로 어필하기 어려운 시즌이라면 이런 적극적인 홍보 자체가 표심을 끌어모으는 또 다른 방법이 된 셈이다.

성적이 아니라 서사로 투표하는 팬들

올스타 투표는 원래부터 그 시즌의 성적만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다. 팬들이 보고 싶은 선수, 응원하고 싶은 서사를 가진 선수에게 표가 몰리는 경우가 많다. 두산이 6위에 머물러 있어도 잠실 마지막 시즌이라는 단 한 번뿐인 타이밍이 두산 팬들을 움직이고 있다.

올해 2차 중간 집계 총 투표수는 328만 156표로 작년 같은 시점보다 27% 늘었는데, 이 증가분의 상당 부분이 두산 쪽에서 나왔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다른 팀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물론 두산의 독주가 끝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나눔 올스타 외야수 부문에서는 한화 문현빈과 KIA 김호령이 3만 5000표 차이로 접전을 벌이고 있고, 포수 부문에서도 한화 허인서와 LG 박동원이 5만 표 차이로 맞붙고 있다.

투표는 23일까지 진행되고, 팬 투표 70%와 선수단 투표 30%를 합산한 최종 명단은 24일 발표된다. 잠실 마지막 무대를 향한 두산의 화력이 끝까지 유지될지, 마지막 2주가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