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초반 한화 이글스의 가장 큰 고민은 마운드였다. 첫 8경기에서 팀 평균자책점이 7.40으로 리그 최하위였고, 특히 불펜 평균자책점이 10.35에 달할 만큼 투수진 상태가 심각했다. 필승조였던 한승혁과 김범수가 이적한 빈자리가 예상보다 컸다.

그런데 8일 인천 SSG전에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어깨 부상 여파로 우려를 샀던 문동주가 5이닝 2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거뒀고, 인천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마무리 김서현은 9회 만루 위기를 넘기며 첫 세이브를 따냈다. 한화는 4-3 승리로 SSG를 2연파하며 6승 4패, 단숨에 공동 3위로 올라섰다.
문동주, 150km 속구로 우려 날렸다

문동주는 지난겨울 오른쪽 어깨 염증으로 캠프 일정을 온전히 소화하지 못했고, 개막 첫 등판이었던 2일 KT전에서 4이닝 5실점으로 무너지며 걱정을 키웠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최고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속구를 앞세워 5이닝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버텨내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타선은 3회에 터졌다. 1사 후 오재원이 상대 실책으로 출루한 뒤 2사에서 문현빈의 안타와 노시환의 볼넷으로 만루를 만들었고, SSG 선발 최민준의 보크로 먼저 1점을 뽑았다. 흔들린 최민준을 강백호가 놓치지 않았다. 포크볼을 걷어 올려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기는 비거리 130m짜리 3점 홈런을 터뜨리며 단숨에 4-0으로 달아났다.
김서현, 인천 악몽을 스스로 지웠다

SSG의 반격도 끈질겼다. 3회 에레디아의 솔로홈런을 시작으로 5회 최정의 적시 2루타, 8회 고명준의 적시타가 이어지며 4-3 턱밑까지 추격했다. 한 점 차 살얼음판 승부에서 김경문 감독은 9회말 마무리 김서현을 올렸다.

김서현에게 인천은 악몽의 장소였다. 지난해 10월 1일 정규시즌 우승을 눈앞에 두고 충격적인 끝내기 역전패를 허용한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작도 불안했다. 내야안타와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1, 2루, 지난해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하지만 김서현은 무너지지 않았다. 에레디아를 3루 파울플라이로 잡은 뒤 강타자 최정을 투심 패스트볼로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고, 김재환에게 볼넷을 내줘 만루까지 몰렸지만 대타 김성욱을 2구 만에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크게 포효했다. 스스로 자초한 위기를 자신의 힘으로 탈출하며 따낸 값진 시즌 첫 세이브였다.
불펜 안정세, 이제 시작이다

이번 인천 원정 2연전을 통해 한화 불펜은 서서히 안정을 찾는 모습이다. 7일 박상원-정우주-김서현이 3이닝 무실점을 합작한 데 이어, 이날도 김종수-박상원-정우주-김서현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이 한 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겨우내 공격적인 보강으로 리그 정상급 화력을 갖춘 한화가 마운드까지 안정된다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건 시간문제다. 문동주와 김서현이 동반 부활한 이날, 한화 팬들은 “이래서 우승후보”라며 환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