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살 최형우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기아는 땅 치고 후회하는 최형우 활약

지난겨울 KIA가 최형우와의 재계약을 포기했을 때, 삼성 팬들 사이에서도 “낭만값이구나”라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43세에 2년 계약을 줬다는 것 자체가 이미 기대보다는 팀에 대한 배려 차원이라고 봤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최형우의 성적을 보면 그게 낭만이 아니었음이 분명해졌다. 타율 0.371, 7홈런, 46안타, OPS 1.091, wRC+ 190.3이라는 숫자가 1983년생 타자의 성적표다. 팬들 사이에서 “에이징 커브를 거스르는 게 아니라 역커브”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다.

최형우가 삼성을 택한 이유

최형우는 2002년 삼성에 입단해 경찰청 복무 후 삼성에 재입단했고, 2017년 KIA로 이적해 9시즌을 보냈다. 그리고 지난겨울 FA 자격을 얻어 삼성과 2년 최대 26억 원에 계약하며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KIA는 재계약 협상에서 최형우가 원하는 수준의 조건을 맞춰주지 못했고, 최형우는 삼성의 제안을 택했다. 삼성 팬들도 시즌 전에는 “타율 2할8푼에 20홈런, wRC+ 120만 쳐줘도 만족”이라고 했는데, 지금 그 기준을 이미 아득히 넘어섰다.

기록이 줄줄이 갱신되고 있다

5월 3일 대구 한화전에서 손아섭의 통산 최다 안타 기록을 넘어 단독 1위에 올랐고, 9일 창원 NC전에서 KBO 통산 최초 2루타 550개, 10일에는 KBO 최초 4500루타를 달성했다.

최다 안타, 최다 타점, 최다 2루타, 최다 루타 4개 부문 KBO 역대 최고 기록을 최형우가 모두 보유하게 됐다. 2루타는 타격 후 전력 질주해야 나오는 기록이라는 점에서 43세의 신체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팬들 사이에서 “이러다 커리어하이 찍는 거 아니냐”는 말이 나올 만큼 성적이 계속 올라가고 있고, MVP와 골든글러브를 동시에 노릴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KIA가 후회하는 이유

최형우가 떠난 KIA는 나성범과 젊은 외야 자원들로 그 공백을 메우려 했지만 타선에서 아쉬운 모습이 반복되고 있고, KIA 팬들 입장에서는 9년을 함께한 선수가 친정팀에서 이 성적을 내는 걸 지켜보는 게 편하지 않을 것이다.

반면 삼성은 김성윤·구자욱·김영웅 등 주전들이 줄부상으로 이탈하는 위기 속에서도 최형우가 타선의 중심을 혼자 지키며 팀을 끌었고, 그 결과 6연승을 달리며 선두권 경쟁에 다시 뛰어들었다.

다른 팀에서는 은퇴해서 코치를 할 나이에 리그 OPS 2위, WAR 3위를 달리고 있는 최형우가, KIA가 놓아버린 선수라는 사실이 삼성 팬들에게는 더없이 통쾌한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