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가 드디어 이겼다. 25일 대전에서 한화를 15-11로 꺾으며 8년 만에 겪은 8연패의 사슬을 끊은 것이다. 지난 8일 삼성전 이후 17일 만의 승리. 순위가 아래인 한화를 상대로 한 승리지만 결코 쉬운 경기가 아니었다.
올 시즌 상대 전적은 3승 3패로 팽팽했고, 대전은 지난해 정규시즌 7경기 중 1승에 그쳤을 만큼 LG에게 껄끄러운 원정 구장이었다. 그곳에서 연패 탈출을 이끈 뜻밖의 해결사는 5번 타자 문정빈이었다.
류현진 무너뜨리고, 승부처마다 문정빈

경기는 박해민이 열었다. 1회 LG 천적으로 군림해온 류현진을 상대로 선제 투런을 터뜨렸고, 오스틴의 시즌 29호까지 이어지며 류현진을 시즌 최소인 2이닝 만에 강판시켰다. 그러나 선발 송승기도 2회를 못 버티며 5-4로 뒤집힌 상황. 여기서 문정빈이 나섰다.

4회 무사 만루에서 트레이드로 한화 유니폼을 입고 첫 등판한 이형범의 초구를 통타해 재역전 2타점 적시타를 날린 것이다. 9득점 빅이닝의 방아쇠였다. 4점 차로 쫓기던 7회에는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쐐기 투런포까지 작렬시켰다. 최종 성적 3안타 4타점에 볼넷 하나. 3루타 하나가 모자란 사이클링 히트급 하루였다.
타율 0.167이었던 그 선수가 맞나

문정빈의 활약이 ‘뜻밖’인 이유는 1년 전 성적표에 있다. 지난해 처음 1군을 밟은 그는 21경기 타율 0.167, 2홈런에 그친 미완의 유망주였다. 그런데 올해는 완전히 다른 타자가 됐다. 안타 36개 중 절반이 넘는 20개가 장타(홈런 9개 포함)일 만큼 파괴력이 폭발했고,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까지 단 1개만 남겨뒀다.

본인이 밝힌 비결은 마음가짐이다. 지난해엔 결과를 내려고 이상한 공에도 방망이가 나갔지만, 올해는 자신이 칠 수 있는 코스만 노린다는 것이다. 연패 중에도 기회를 준 감독과 분위기를 잡아준 선배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이재원, 송찬의와 벌이는 우타 거포 유망주 경쟁에서 한발 앞서가는 모양새다.
연패는 끊었지만, 갈 길은 멀다

물론 하루의 승리가 모든 걸 해결하진 않는다. 선발 송승기의 부진으로 불펜을 대거 소모했고, 11실점의 수비도 개운치 않다. 같은 날 삼성과 KT가 모두 이기면서 격차(5경기, 2.5경기)도 그대로다.
그래도 폭염 속 매진된 대전 원정석을 채운 팬들 앞에서 최악의 흐름을 끊어냈다는 것, 그리고 문정빈이라는 새 해결사를 확인했다는 것만으로 LG에겐 값진 하루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