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의 307억 원 거포 노시환이 WBC 연습경기에서 극명하게 갈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오릭스 버팔로스전에서 4타수 무안타 3삼진이라는 참담한 기록을 남겼지만, 수비에서는 그야말로 환상적인 플레이를 연발했다.

노시환의 타격 부진은 심각한 수준이다. 오릭스전에서 1-2 카운트 상황에서 바깥쪽 변화구와 몸쪽 직구를 연달아 놓치며 삼진을 당했고, 배트가 여러 차례 부러지는 모습까지 보였다. 공이 스윗 스팟이 아닌 손잡이 등 약한 부분에 빗맞았다는 것은 타이밍과 컨택 모두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증거다.
완벽에 가까운 수비력으로 팀을 구원

하지만 노시환의 수비는 완전히 다른 차원이었다. 한신 타이거스전 8회 3-3 동점 상황에서 나카가와 하야토의 3루 강타구를 잡아 홈 송구로 득점을 저지한 플레이는 경기의 판도를 바꿨다. 만약 이 상황에서 실점했다면 한국이 경기를 내줄 뻔했던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오릭스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7회 기타 료토의 우익선상 라인드라이브와 야마나카 료마의 안타성 타구를 연달아 다이빙 캐치로 처리하며 전문 수비수 못지않은 움직임을 선보였다. 노시환은 당시 상황에 대해 동점이었기 때문에 무조건 홈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담담하게 회상했다.
단기전에서 더욱 중요해진 수비의 가치

WBC 같은 단기전에서는 수비력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 특히 이번 연습경기에서 한국 투수진이 탈삼진보다는 맞춰 잡는 투구를 구사하고 있어 야수진의 역할이 커졌다.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출전하는 WBC에서는 타구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노시환 같은 반응 속도를 가진 선수의 가치는 더욱 올라간다.

흥미로운 점은 노시환이 희생번트까지 시도했다는 것이다. 우타 거포로 분류되는 선수가 번트 사인을 받고 방망이를 눕히는 모습은 흔치 않은 장면이었다. 비록 실패했지만 노시환은 큰 대회에서는 누구든 번트를 대는 게 당연하다며 다음에는 반드시 성공하겠다고 다짐했다.
류지현 감독의 선택은?

307억 원짜리 타자를 수비로만 써야 한다는 극단적인 의견까지 나오고 있지만, 노시환이 보여준 원팀 정신은 분명 값진 자산이다. 타격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 선발 기용이 부담스럽지만, 수비에서는 말 그대로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류지현 감독이 본선에서 노시환을 어떻게 활용할지 그 선택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