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데를린에게 돈 투자하는 게 아까웠나?”.. 아데를린이 기아 떠나는 이유 추측

12일 광주 두산전을 끝으로 아데를린이 KIA를 떠난다. 31경기 타율 0.274, 10홈런, 31타점, OPS 0.890, 득점권 타율 0.367. HR+는 124.8로 SSG 최정(130.9)에 이은 리그 전체 2위.

6주 단기 계약으로 온 선수가 이 정도 성적을 냈는데 구단은 “선수 개인 사정으로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며 자세한 설명은 선수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하지 않겠다고만 밝혔다.

팀 승률을 0.467에서 0.576으로 끌어올린 선수

아데를린이 단순히 개인 성적만 좋았던 게 아니다. 합류 전 KIA는 14승 1무 16패, 승률 0.467로 5할에도 못 미치는 팀이었다. 아데를린이 들어온 뒤 19승 14패, 승률 0.576으로 완전히 달라졌다.

박재현 등 젊은 외야 자원들의 출전 기회까지 늘어나는 시너지까지 만들어낸 선수였다. 위기의 팀을 5위까지 끌어올린 주역에게 KIA가 또 6주짜리 단기 계약을 제안했다면, 선수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처음부터 풀계약을 검토한 게 아니었다

이번 결별을 둘러싼 의문의 핵심은 KIA가 애초에 어떤 조건을 제시했느냐다. 앞서 보도에 따르면 KIA는 연장 계약을 추진하면서도 단기대체선수 최대 계약 기간인 6주를 모두 채우는 방식은 아닐 것으로 전망됐다.

카스트로 복귀 시점과 7월 9일 전반기 종료 시점을 고려해 필요한 기간만큼만, 짧게는 1주 단위로도 가능한 연장을 검토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일부 팬들 사이에서도 왜 정식 계약이 아닌 또 단기 연장을 제안했느냐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가족까지 데려와 적응한 선수에게

아데를린은 한국에 올 때 가족과 함께 들어왔다. 아내가 여권이 든 지갑을 잃어버리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경기장에서는 흔들림 없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단순히 혼자 일하러 잠깐 들어온 게 아니라 가족과 함께 새로운 생활 터전을 만든 선수라면, 더 길고 안정적인 계약을 원하는 게 자연스럽다.

그런 선수에게 또 한 번 6주짜리 단기 계약을 제시했다면, 정식 계약이나 최소한 시즌 잔여 기간을 보장하는 계약을 기대했던 입장에서는 차라리 떠나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카스트로의 자리, 그 자체가 문제다

카스트로는 부상 전까지 23경기에서 타율 0.250, 2홈런, WAR -0.16, 4볼넷 22삼진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긴 선수였다.

KIA가 굳이 단기 카드를 고집한 것도 카스트로 복귀를 전제로 한 셈인데, 정작 카스트로가 부상 이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아데를린의 이탈은 단순한 외인 교체가 아니라 타선 화력의 실질적인 하락으로 이어진다. 결과적으로 더 좋은 선수를 붙잡을 기회를 놓치고 검증되지 않은 복귀에 베팅한 셈이 됐다.

결국 알 수 없는 건 알 수 없다

물론 정확한 진실은 선수 본인과 구단만이 안다. KBO 외국인 선수 고용규정상 KIA가 계약 연장 의사를 통지한 이상 아데를린은 올 시즌 다른 KBO 구단으로도 갈 수 없다. 어디로든 잡을 수 있었던 선수를 그냥 떠나보낸 셈이다.

정말 말하기 어려운 개인적인 사정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가족까지 데려와 적응을 마친 선수가 정식 계약 제안을 거절할 합리적인 이유는 찾기 어렵다는 게 팬들 사이 공통된 시각이다. 그렇다면 남는 건 하나, 구단이 제시한 조건이 선수와 그 가족이 받아들이기엔 충분하지 않았을 가능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