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태인이 쏘아 올린 작은 공인가?” 삼성, 말도 안 되는 9회 7실점 패배

9회 2-1 리드, 아웃카운트 셋만 남겨두고 7점을 내줬다. 숫자로만 봐도 말이 안 되는 경기인데, 이게 사흘 연속으로 이어졌다.

21일 연장 역전패, 22일 9회 마무리 붕괴, 23일 9회 7실점. SSG에 주중 3연전을 모두 허락한 삼성은 4연패로 4위까지 내려앉았고, 9회 대량실점이 확정되자 팬들은 응원 소리도 없이 썰물처럼 대구 구장을 빠져나갔다.

선발은 잘했는데 9회에 다 날렸다

오러클린은 잘 던졌다. 6이닝 3피안타 8삼진 1실점으로 시즌 최고의 투구를 펼쳤고, 덕분에 삼성은 4회 류지혁 안타에 전병우의 적시 2루타, 5회 SSG의 실책 두 개를 엮어 2-0으로 달아났다.

SSG도 6회 최지훈·박성한의 연속 안타와 에레디아 희생플라이로 1점을 따라붙었지만 7회와 8회는 이승민과 백정현이 깔끔하게 막아냈다. 9회 마지막 아웃카운트 셋이 남은 상황에서 스코어는 2-1이었다.

그리고 이승현이 올라왔다. 선두타자 최정에게 3루타를 허용한 것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에레디아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았고, 만루에서 최지훈의 2타점 2루타로 역전을 허용한 뒤 강판됐다.

구원 양창섭도 박성한 적시타에 이어 안상현에게 우중월 3점 홈런을 얻어맞으며 단 한 이닝에 7점이 터졌다. 9회말 삼성의 마지막 공격이 남아 있었지만 그쯤 되자 응원석은 이미 반쯤 비어 있었다.

사흘이 다 그랬다

이게 하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게 문제다. 21일에는 연장 혈투 끝에 역전패, 22일에는 9회 마무리 김재윤이 무너지며 역전패, 그리고 23일 9회 7실점. 패턴이 뚜렷하다.

리드를 잡고 있다가 경기 후반에 흘려보내는 야구가 사흘 내내 반복됐다. 타선이 리드를 틀어쥐고 있을 때 1~2점이라도 더 뽑아 숨통을 열어줬으면 달랐겠지만, 삼성 타선은 그 여유를 만들지 못했다.

원태인 논란으로 시작된 최악의 한 주

그런데 시간을 조금 돌려보면, 이 4연패의 시작점에 원태인 논란이 있다. 4연패의 첫 경기인 21일 SSG전은 원태인이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나 공식 사과를 하는 날이기도 했다. 그 사과를 이끌어낸 장면이 바로 19일 LG전 4회였다. 당시 원태인은 1사 2·3루에서 류지혁의 1루 송구 사이 3루 주자 천성호가 홈을 밟으며 실점이 추가되자, 3루 쪽을 가리키며 욕설을 하는 듯한 장면이 고스란히 중계에 잡혔다.

팬들 사이에서 팀 동료에게 욕을 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고, 선배 강민호가 SNS에 “LG 3루 코치의 동작이 커서 원태인이 하소연한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오히려 불을 키웠다. 결국 원태인은 21일 “어떤 상황에서도 나와선 안 될 행동이었다. 수없이 후회하고 반성했다”고 공개 사과했고 LG 정수성 코치에게 직접 사과 전화까지 돌렸다.

이 논란의 여파로 팀 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SSG와 주중 3연전에 돌입했고, 결과는 3연전 스윕이었다. 물론 논란 하나가 3연패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팬들 입장에서 “원태인이 쏘아 올린 작은 공”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는 충분히 있다.

부상도 쌓였다

설상가상 부상 악재도 겹쳤다. 구자욱(갈비뼈 미세 실금), 김영웅(햄스트링), 김성윤(옆구리)에 이어 23일 이재현까지 허리 염증으로 말소됐다.

주전 야수 넷이 한꺼번에 빠진 상황에서 류지혁, 전병우, 박승규가 비교적 잘 대체해줬지만 이들의 공백을 온전히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다. 류지혁·전병우의 선전이 없었다면 더 일찍 무너졌을 테고, 오러클린이 6이닝을 버텨준 덕에 이나마 경쟁력이 유지됐다. 삼성은 24일부터 고척에서 키움과 3연전을 치른다. 일단 한 경기라도 이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