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 모인 1만 1000명의 관중들은 예상치 못한 스펙터클을 목격했다.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가 벌인 시범경기는 10-10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양 팀 모두 공격력을 과시하며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끝에 나온 결과였다.
경기 초반부터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가 감돌았다. KT의 5선발 후보 문용익은 첫 이닝부터 극도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데일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김호령과 카스트로에게 볼넷과 사구를 내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나성범의 2타점 적시타로 선제점을 내줬다.
에이스들의 예상 밖 부진

KIA의 에이스 네일 역시 평소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직 몸을 만드는 과정이라는 변명이 무색할 정도로 구위와 제구 모두 불안정했다. 2회초 류현인과 허경민에게 연속 출루를 허용한 뒤 이강민과 장진혁의 연속 안타로 동점을 내줬고, 최원준에게 역전까지 허용했다.
하지만 KIA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3회말 윤도현이 시범경기 첫 홈런인 투런포를 터뜨리며 4-4 동점을 만들어냈다. 이후 5회초 KT가 이태양을 공략해 다시 앞서나갔지만, 6회말 KIA가 상대 유격수 이강민의 실책을 틈타 추격에 나섰다.
7회말의 극적 역전극

경기의 분수령은 7회말이었다. KT 좌완 임준형의 제구 불안을 파고든 KIA가 극적인 역전극을 연출했다. 김석환의 볼넷과 윤도현의 2루타로 무사 2, 3루 찬스를 만든 뒤, 김규성과 주효상이 아쉽게 물러났지만 박민이 결정적인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여기에 임준형의 추가 볼넷과 이강민의 또 다른 실책, 박재현의 적시타까지 이어지며 10-7로 벌어졌다.
그러나 KT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8회초 배정대가 한재승을 상대로 추격의 투런포를 날렸고, 9회초에는 2사 1, 3루 상황에서 안치영이 천금같은 동점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15억 조상우의 아쉬운 마무리

9회 마운드에 오른 조상우는 1점차 승리를 지켜내지 못하며 팬들을 실망시켰다. 총액 15억원의 FA 계약을 체결한 그였지만, 지난해 불안했던 모습을 다시 한번 보여주며 의문을 남겼다. 기아가 끝까지 FA 계약을 미뤘던 이유가 이런 불안정함 때문이었을까 하는 추측이 나올 법한 상황이었다.

이날 경기에서는 윤도현이 홈런을 포함해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타선의 가능성을 보여줬고, 박민 역시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반면 선발 네일의 부진과 수비 실책들이 경기 흐름을 어렵게 만들었다.
KT의 마무리 전용주가 9회말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다. 이로써 KIA는 시범경기 2승 1무 1패, KT는 2무 1패를 기록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