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억 받고 뭐했나? 이제는 진짜 정신 차려야”.. 나성범, 이번 시즌은 달라야 하는 이유

“이번 겨울에는 반성도 많이 했고, 다시 한번 정신 차리고 하려고 한다.” KIA 타이거즈의 주장 나성범이 2026시즌을 앞두고 내뱉은 말에는 평소보다 더 무거운 책임감이 묻어났다. 2023년부터 3시즌 연속 풀타임 실패라는 뼈아픈 기록 앞에서, 그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2022년 6년 150억원이라는 거액의 FA 계약을 체결한 첫 해, 나성범은 144경기 완주와 함께 타율 0.320, 21홈런, 97타점이라는 화려한 성적표를 내밀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매년 반복되는 햄스트링과 종아리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특히 지난해에는 82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하며 타율 0.268, 10홈런에 그치는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시범경기 5할 타율, 뭔가 확실히 달라졌다

그런 나성범이 올 시범경기에서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확실히 예전과 다르다. 6경기에서 타율 0.500, 1홈런, 4타점, OPS 1.404라는 놀라운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표본이 작다고는 하지만, 과거 그의 시범경기 페이스와 비교하면 확연히 빠른 속도다.

1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전에서 터뜨린 투런 홈런은 그의 달라진 컨디션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이렇게 시범경기에서 뜨거웠던 마지막이 바로 KIA에 처음 왔던 2022년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올해 그의 각오가 얼마나 남다른지 짐작할 수 있다.

루틴 변화가 만든 기적

나성범의 변화는 단순히 정신력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는 이번 겨울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필라테스까지 병행하며 몸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썼다. 더 중요한 건 개막 전 실전 루틴을 완전히 바꾼 것이다.

“원래는 시범경기부터 실전을 시작했는데, 올해는 일본 2차 캠프에서부터 바로 경기에 나갔다”고 그는 설명했다. 김주찬 타격코치와의 상의 끝에 내린 결정이었는데, 5년 이상 유지해온 루틴을 과감히 바꾼 것이다. 처음엔 적응이 안 됐지만, 결과적으로 시범경기부터 좋은 타격감을 가져갈 수 있었다.

최형우 빈자리, 나성범이 메워야 할 몫

이범호 감독은 나성범과 김도영, 해럴드 카스트로를 새로운 중심 타선으로 구상하고 있다. 9시즌 동안 부동의 4번타자였던 최형우가 삼성으로 떠난 빈자리를 이 세 명이 합심해서 채워야 하는 상황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정석적인 홈런 타자는 단연 나성범이다.

주장인 나성범이 신이 나서 방망이를 돌리면 후배들도 자연히 분위기를 탈 가능성이 크다. 올 시즌 지명타자로의 출전도 늘어날 전망인데, 그는 어떤 포지션이든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시범경기 결과가 좋은데, 시즌 때 이렇게 좋은 성적이 나오면 좋겠다”는 그의 바람이 현실이 된다면, KIA는 올해도 충분히 상위권 경쟁이 가능할 것이다. 150억원 계약의 마지막 2년, 나성범의 진짜 승부가 이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