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 LG의 경기 6회말, 보기 드문 장면이 펼쳐졌다. NC가 협살 플레이 과정에서 공짜 점수를 얻을 뻔했는데, 정작 NC 주루코치의 행동이 발목을 잡았다. NC는 결국 7-6으로 끝내기 승을 거뒀으니 망정이지, 졌다면 두고두고 회자될 장면이었다.
복잡했던 6회말 상황

NC는 6-5로 앞선 6회말 서호철과 박민우의 안타로 1사 1·3루 찬스를 잡았다. 김주원의 1루 땅볼로 홈으로 뛰던 서호철이 협살에 걸렸고, 그 사이 1루주자 박민우는 재빨리 3루까지 달려왔다. LG 포수 박동원이 서호철을 3루까지 몰다 태그를 했는데, 이때 서호철의 발이 3루 베이스에 닿아 있었다. 3루에는 박민우도 도착해 있었다.

KBO 규칙상 같은 베이스에 두 주자가 있을 때 점유권은 앞 주자에게 있으니 서호철이 세이프, 뒤이어 박민우를 태그한 것도 서호철이 베이스를 밟고 있는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라 무의미했다.
이호준 감독만 알고 있었다

서호철은 아웃인 줄 알고 더그아웃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 순간 NC 박용근 3루 베이스 코치가 협살 플레이를 잘해줬다는 의미로 서호철의 엉덩이를 툭 두들겼다. 그런데 이 장면을 놓치지 않은 사람이 있었다. NC 이호준 감독이었다.
서호철이 인플레이 상황이라는 걸 간파한 이 감독은 수차례 “홈 밟어”를 외쳤고, 이 소리를 들은 서호철이 급하게 홈을 밟자 구심이 세이프 선언을 했다. LG 선수들은 멀뚱멀뚱 바라만 보고 있었다.
비디오 판독에서 뒤집혔다

LG가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결과는 서호철 아웃이었다. 이유는 박용근 코치의 엉덩이 터치 때문이었다. KBO 규칙에는 베이스 코치가 주자에게 닿아 진루에 육체적 도움을 줬다고 심판이 판단하면 아웃이라고 명시돼 있다.
NC 입장에서는 억울한 판정이었다. 단순한 격려 행동이었지 진루를 돕는 접촉이라고 볼 사람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실의 판단은 달랐다. 결국 박용근 코치의 엉덩이 터치 하나가 공짜 득점을 날려버렸다.
규칙을 알았다면 달랐을 장면

이 장면에서 가장 빠르게 상황을 파악한 건 이호준 감독 한 명이었다. 나머지 선수와 코치들은 그 복잡한 규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LG도 마찬가지였다. 박동원이 여유롭게 태그를 한 것부터 실수였고, 서호철이 홈을 밟으러 뛰는 동안 아무도 제지하지 못했다.
밥 먹고 야구만 하는 사람들이라고 해도 순간 벌어지는 모든 상황의 규칙을 다 꿰고 있기는 어렵다는 게 이날 장면이 증명했다. NC가 끝내기로 이겼으니 웃고 넘어갈 수 있었지만, 졌다면 이 장면은 오래 남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