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화로운 월요일 아침, 야구계에 폭탄이 터졌다. 노시환 11년 307억 원 계약. 처음 들었을 때는 모두가 깜짝 놀랐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한화가 정말 잘한 계약이 아닐까 싶다.
손혁 단장의 설명은 간단명료했다. “노시환이기 때문”이라는 것. 장종훈과 김태균의 뒤를 이을 한화의 현재이자 미래라고 봤다는 얘기다.
30홈런 치는 3루수의 가치

노시환의 가장 큰 무기는 단연 장타력이다. 토종 거포의 씨가 마른 상황에서 최근 3년간 87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최정의 89개에 이은 2위 기록이다.
더 놀라운 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0홈런을 기록한 선수 중에서 노시환만이 유일하게 2번 30홈런을 달성했다는 점이다. 김도영, 최정, 양석환, 구자욱이 모두 한 번씩 기록했는데, 이들 대부분이 타고투저였던 2024년에 기록했다는 걸 생각하면 노시환의 장타력은 정말 가공할 만하다.
철강왕의 내구성과 수비력

건강함도 노시환의 큰 장점이다. 지난 시즌 144경기 모두 출전하며 3루수로 1262이닝을 소화했다. 3년 연속 130경기 이상 출전에 수비이닝 1000이닝을 넘겼고, 6시즌 연속 100경기 이상 출장할 정도로 내구성이 뛰어나다.
3루 수비도 리그 최상급이고, 피지컬 대비 발도 꽤 빠른 편이다. 이런 선수를 놓칠 이유가 있을까?
한화의 계산법, 알고 보니 합리적

한화 입장에서 계산해보자. 어차피 노시환은 계속 데리고 있어야 하는 선수다. 4년 계약을 맺어도 최소 120~130억 원은 줘야 하는데, 그 계약이 끝나면 30살에 또 FA가 된다.
기량을 유지한다는 전제하에 노시환을 또 잡으려면 최소 120~130억 원이 또 들어간다. 최근 FA 시장 금액을 생각하면 140억, 150억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었다. 결국 1차, 2차 합쳐서 최소 260억 원은 줘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손혁 단장도 “노시환과 3번 정도 FA 계약을 한다고 생각했을 때, 지금 장기 계약을 하는 것이 여러모로 훨씬 더 좋은 계약”이라고 밝혔다.
시대가 달라진 FA 시장

“무슨 노시환한테 저 금액을 쓰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시대상 차이를 무시할 수 없다. 최정이 1차 FA 계약을 맺을 때 FA 시장 최고액은 강민호의 4년 75억 원이었다.
지금은 어떤가? FA 최고액은 양의지의 4년 152억 원이고, 다년 계약 최고액은 류현진의 8년 170억 원이다. 물가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다.

오히려 양의지와 최정의 사례를 보면 노시환 계약이 더 괜찮다는 방증이다. 두 선수 모두 1차, 2차 FA 갈수록 금액이 늘었으니까.
나이가 주는 최대 장점

가장 큰 장점은 나이다. 올해로 26세인 노시환은 계약 마지막 해에도 37세다. 송성문이 29세에 6년 120억 원, 최정이 37세부터 4년 110억 원 계약을 맺은 것과 비교하면 노시환은 에이징커브 걱정을 덜 해도 된다.
후안 소토의 계약 규모가 오타니, 저지보다 압도적으로 좋았던 이유도 바로 나이였다.
포스팅 조항과 프랜차이즈 스타

2026시즌 종료 후 포스팅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도 가능하다. 손혁 단장은 “선수의 동기부여를 생각했다”며 “노시환이 메이저리거로 이름을 떨친다면 한화 팬들 모두 자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 팬들이 박수를 보내는 가장 큰 이유는 프랜차이즈 스타를 절대 놓치지 않는다는 낭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최근 KBO에서는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원소속 팀을 떠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노시환은 사실상 ‘종신 한화맨’으로 남게 됐다.

노시환도 “내 가치를 높이 평가해주시며 역사적인 계약을 해주신 구단에 감사하다”며 “2026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해 열심히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11년 계약이라 계약 말년 에이징커브 우려는 있지만, 이는 모든 장기 계약의 숙명이다. 리스크를 감수한 덕에 최전성기 노시환을 AAV 28억 원이라는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금액에 쓸 수 있게 됐다. 30홈런 치는 3루수, 6시즌 연속 100경기 이상 출전하는 철강왕, 젊은 나이까지. 생각해보면 정말 잘한 계약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