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가 또 한 번 돈방석에 앉았다. 송성문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년 1500만 달러 계약을 맺으면서 구단 금고엔 약 44억원이 떨어졌다.
이적료의 20%가 원 소속팀 몫이니까. 여기에 시즌 중 송성문에게 제시했던 6년 120억원짜리 비FA 계약도 자연스럽게 없던 일이 됐다. 계산기 두드려보면 120억을 안 쓰고 44억을 벌었으니, 장부상으론 대박이다.
멈추지 않는 수익 잔치

문제는 이게 한두 번이 아니라는 거다.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로 떠날 때 278억원을 받았고, 김하성·박병호·강정호까지 합치면 메이저리그 이적으로 챙긴 돈이 벌써 700억원을 넘어섰다.
모기업 없는 구단이 살아남는 법을 찾았다고 하면 그럴싸하게 들리긴 한다. 선수 보는 안목도 좋고 계약 전략도 탁월하다는 평가도 따라붙는다.
곳간만 두둑해지는 꼴찌 팀

그런데 정작 팬들은 씁쓸하다. 올 시즌 키움의 연봉 총액은 43억원도 채 안 됐다. 10개 구단 중 꼴찌다. 송성문 보상금 44억원이면 팀 전체 연봉보다 많은 돈이다. 성적은 어땠냐고?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돈은 계속 들어오는데 팀은 계속 바닥이다. 이쯤 되면 구단이 야구팀을 운영하는 건지, 선수 중개업을 하는 건지 헷갈릴 지경이다.
샐러리캡 하한제 시행을 앞두고 있으니 이제는 돈을 쓸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FA 시장에 뛰어들지, 유망주 육성 시스템에 투자할지, 아니면 낡은 고척돔 시설이라도 개선할지. 그런데 키움은 지금까지도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700억이 넘는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팬들은 알 길이 없다.
팬들의 인내심도 한계

구단 측은 ‘장기적 관점에서 운영한다’는 말만 반복한다. 하지만 팬들 입장에선 당장 눈앞의 경기가 중요하다. 주전급 선수들은 하나둘 미국으로 떠나고, 그 빈자리를 채울 보강은 보이지 않는다. 이적료로 받은 돈이 다시 팀으로 돌아온다는 느낌을 받기 어렵다. 돈은 쌓이는데 팀은 약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올해도 키움의 유망주 몇몇이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레이더망에 포착됐다는 소식이 들린다. 또 누군가 떠나면 또 수백억이 들어올 것이다. 그리고 팬들은 또 묻게 될 것이다. 이 돈, 대체 어디다 쓰는 거냐고. 작지만 강한 구단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지금 키움은 그냥 작고 약한 팀일 뿐이다. 곳간은 두둑한데 밥상은 초라한 이 모순을 언제까지 방치할 셈인지, 팬들의 인내심도 이제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