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민과 이택근이 유튜브에서 한화의 후반기 5강 조건으로 김서현(22)과 정우주(20)의 복귀를 꼽았다. “우리가 생각했던 그 선수로 빨리 돌아와야 한다”는 것. 진단 자체는 틀린 게 없다.
지난해 33세이브 마무리와 탈삼진 머신이 돌아오면 한화 불펜의 물음표는 단번에 지워진다. 문제는 ‘빨리’라는 부사다. 두 선수의 현재 상태를 보면, 지금 1군에 올리는 건 복귀가 아니라 재차 무너뜨리는 일이 될 수 있다.
‘그 선수’는 아직 어디에도 없다

냉정하게 현주소부터 보자. 김서현은 1군에서 평균자책점 12.38, 8이닝 19사사구로 무너진 뒤 2군에서도 답을 못 찾았다. 최근 퓨처스 상무전에서는 아웃카운트 2개를 잡는 동안 4사구 4개를 쏟아냈다. 체중 감량까지 하며 몸부림쳤지만 백약이 무효라, 결국 일본 스포츠과학 시설로 건너가 투구 메커니즘 자체를 데이터로 뜯어보는 중이다. 귀국은 7월 말이다.

정우주도 다르지 않다. 시즌 평균자책점 6.37에 이닝당 사사구가 1개꼴. 커브가 말을 듣지 않아 사실상 직구-슬라이더 투피치가 됐고, 그 직구마저 타순이 한 바퀴 돌면 공략당한다는 게 상대 타자들의 증언이다. 6월 한때 반등 조짐(9경기 2.35)을 보였지만 흐름을 잇지 못했고, 지난 8일 시즌 처음으로 1군에서 말소됐다. ‘지난해의 그 선수’는 지금 1군에도, 2군에도 없다.
‘빨리’가 두 번 망칠 수 있다

김서현은 이미 학습된 사례다. 데뷔 후 폼을 수정했다 되돌렸다를 반복하며 스스로 “헤맨 시간이 아깝다”고 했던 선수다. 감각이 무너진 투수를 결과가 매일 채점되는 1군 마운드에 세우는 건 재정비가 아니라 노출이다.
특히 지금은 일본에서 자기 몸의 힘 전달 구조를 처음으로 숫자로 확인하는,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진단이 진행 중인 시점이다. 이 과정을 끊고 불펜 소방수로 호출하는 순간, 45만 달러짜리 정밀검사를 반쯤 읽다 덮는 셈이 된다.

정우주는 더 구조적이다. 볼넷 문제의 뿌리가 구종 부족에 있는 만큼, 필요한 건 1군 실전이 아니라 세 번째 구종을 다듬을 시간이다. 지난해 51경기를 소화한 고졸 2년차라는 점에서, 무리한 재투입이 어깨에 남길 청구서도 무시할 수 없다. 한화 팬들이 재활이 길어진 김민우의 사례를 떠올리며 불안해하는 이유다.
재촉하는 마음도 이해는 된다

물론 조급함의 배경도 현실이다. 김범수, 한승혁이 FA로 떠난 한화 불펜은 이민우, 박상원, 이상규 등으로 재편돼 버티고 있지만, 타이트한 승부가 이어지며 과부하 우려가 크다. 이택근의 지적처럼 압도적 구위의 마무리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5강 싸움이 한창인 팀에게 지난해 필승조 두 명이 2군과 일본에 있다는 건 속 터지는 그림이 맞다.

하지만 그래서 더 순서가 중요하다. 지금 필요한 건 ‘빨리 돌아오는’ 김서현·정우주가 아니라 ‘완성돼서 돌아오는’ 두 사람이다. 어중간하게 올라와 또 무너지면 선수의 멘털과 팀의 승리를 동시에 잃지만, 8월에 제대로 돌아오면 순위 싸움이 가장 뜨거울 때 리그에서 가장 무서운 두 개의 어깨가 추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