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 랜더스가 27일 인천 홈에서 한화에 1-8로 무너졌다. 선발 타케다 쇼타가 5⅔이닝 11피안타 7실점으로 두들겨 맞았고, 타선은 1~3회 매 이닝 득점권 찬스를 살리지 못하며 침묵했다.
최근 3연패, 팀 순위는 여전히 9위. 그런데 더 충격적인 건 따로 있다. 특정 기간을 떼어놓고 보면, ‘탱킹의 대명사’로 불리는 키움보다 SSG의 성적이 더 나쁘다는 사실이다.
키움보다 낮은 승률의 충격

SSG의 추락은 5월부터 시작됐다. 지난 5월 8일까지만 해도 SSG는 승률 0.576으로 리그 3위에 올라 있던 상위권 팀이었다. 개막 직후 7승 1패로 단독 선두를 달렸고, 4월까지도 공동 2위로 우승 경쟁을 논할 만한 전력이었다.

그러나 5월 들어 구단 역사상 최다인 13연패를 포함해 끝없이 미끄러졌다. 5위, 6위, 7위, 8위를 차례로 지나 6월 19일 마침내 9위까지 떨어졌다. 5월 이후 팀 성적은 49경기 13승 2무 34패, 승률 0.276으로 10개 구단 중 압도적 꼴찌다.
현재 리그 최하위 키움(같은 기간 0.313)보다도 낮다. 13연패가 시작된 5월 17일 이후로 좁히면 35경기 8승 1무 26패, 승률 0.235까지 떨어진다. 만년 꼴찌라 불리는 키움보다도 못한 흐름이 두 달 가까이 이어진 셈이다.
부상으로도 설명이 안 된다

성적 부진을 부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면 그나마 나을 텐데, SSG는 그것도 아니다. 5월 한때는 중심타자 최정이 대퇴골 염증으로, 주전 포수 조형우가 어깨 부상으로 빠지면서 전력 누수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6월 들어 부상 선수들이 대부분 복귀했다. 외국인 투수도 토마스 해치로 교체했고, 빠져 있던 선수들도 거의 다 돌아왔다.

지금 SSG에서 전력 외로 빠진 자원은 재활 중인 김광현 정도뿐이다. 최정이 고관절 통증으로 100% 컨디션이 아니라는 게 유일한 변수다. 다시 말해, 부상 복귀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카드 자체가 거의 없다. 돌아올 선수가 없다는 건 곧 지금이 이 팀의 실제 전력에 가깝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6월이면 반등할 거라던 기대가 실현되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다.
에이스 부재가 만든 악순환

가장 큰 문제는 마운드다. 지난 시즌 앤더슨-화이트-김광현으로 이어지는 10승 선발 3명과 노경은-이로운-조병현 필승조를 앞세워 팀 평균자책점 2위에 올랐던 SSG지만, 올 시즌은 그 그림이 완전히 무너졌다.

미치 화이트의 부상으로 영입한 해치는 구위는 괜찮지만 아직 적응 기간이고, 베니지아노는 최근 3경기 연속 대량 실점으로 흔들린다. 아시아쿼터 타케다 역시 마찬가지다. 김건우, 김민준, 최민준 등 국내 선발들은 경험과 체력이 부족하다.

확실한 에이스가 없다 보니 선발 동반 부진이 불펜 연쇄 난조로 이어지는 나비효과가 반복됐다. 야수진도 이 흐름을 커버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13연패 이후로는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 자체가 실종됐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모습도 사라졌다. 의욕은 있는데 그 마음이 오히려 중압감으로 짓눌리는 모양새다.
아직 반이나 남았다

상위권과의 격차는 이미 크게 벌어졌다. 4위 KIA와는 10경기 차, 5위 두산과도 6~7경기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바로 위 8위 롯데가 최근 상승세를 타며 중위권 경쟁에 합류한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절망만 있는 건 아니다. SSG는 27일까지 76경기를 치러 반환점을 돌았고, 뒤집어 보면 아직 70경기 가까이 남아 있다. 지난 시즌에도 하위권 예상을 뒤집고 3위까지 치고 올라간 경험이 있는 팀이다. 6월 홈경기에서 위닝시리즈를 거두고 13연패를 끊어낸 저력도 보여줬다. ‘벌써 반이나’ 왔다고 볼 것인지, ‘아직 반이나’ 남았다고 볼 것인지에 따라 후반기의 방향은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