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못했다고 국내용 투수라고?” 안우진이 무조건 메이저리그 갈 수 있는 이유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이 24일 고척 KIA전에서 5이닝 6실점으로 부진하며 팀의 8연패 탈출에 실패했다. 158km/h 최고 구속을 찍었지만 패스트볼 제구가 흔들리면서 1회부터 무너졌다.

이날 경기에는 MLB 스카우트가 5명이나 참관하고 있었다. 한 경기 부진에 국내용이라는 말이 나왔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그런 평가가 얼마나 성급한지 금방 알 수 있다.

이건 리햅 시즌이다

안우진의 올 시즌 성적을 놓고 실망하는 건 맥락을 무시한 시각이다. 안우진은 2023년 시즌 중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2군 코치의 잘못된 훈련 지시로 어깨 견봉 쇄골 관절 인대 손상이라는 2차 부상까지 입었다. 사실상 2년을 통째로 날린 뒤 올해 돌아왔다.

복귀 초반에는 1이닝, 2이닝, 3이닝으로 차근차근 투구 수를 늘려갔고, 이제야 5이닝 100구 수준으로 올라온 것이다. 팀 내부적으로 올 시즌 투구 수 100개를 넘기지 않는 원칙을 적용하고 있는 만큼, 설령 잘 던지고 있어도 5이닝을 넘기기 어려운 구조다. 승수가 쌓이지 않는 건 성적이 나빠서가 아니라 이런 운용 원칙 때문이기도 하다.

스카우트들이 5명씩 오는 이유

이날 경기에 MLB 스카우트 5명이 참관했다는 사실이 오히려 안우진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탬파베이 레이스 등 복수 구단이 복귀 초반부터 꾸준히 고척을 찾고 있다. 재활 중인 투수의 등판에 MLB 스카우트가 이렇게 집결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스카우트들이 포기한 선수라면 굳이 비행기를 타고 올 이유가 없다.

오늘 경기에서 부진했다고 해도 맥락은 다르다. 1회 투수 실책이라는 예측 불가 변수로 무사 1, 3루를 만든 뒤 김도영에게 바깥쪽을 공략했지만 상대가 너무 잘 쳤다는 평이 나왔고, 6회 역시 코너워크는 좋았는데 한준수가 몸쪽 낮게 떨어지는 커브를 공략해낸 것이었다. 제구 난조가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구위 자체가 무너진 경기는 아니었다.

포스팅은 빨라야 2028 시즌 후

안우진의 메이저리그 행이 확실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KBO 포스팅 시스템은 풀타임 7시즌(연 145일 이상 등록)을 채워야 신청 자격이 생긴다. 안우진은 부상 공백으로 인해 현재까지 풀타임 인정 시즌이 4년에 불과하다. 2026년부터 3년을 더 채워야 하기 때문에 빨라도 2028 시즌이 끝난 뒤에야 포스팅이 가능하다. 30세에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는 셈이다.

그럼에도 MLB 구단들이 지금부터 이렇게까지 공들이는 건 그만큼 안우진의 포텐셜에 대한 확신이 있다는 뜻이다. 키움 입장에서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포스팅비를 챙길 수 있기 때문에 FA가 되기 전에 안우진을 내보내는 쪽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안우진의 메이저리그 행은 가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얼마를 받고 가느냐의 문제다.

올해 성적으로 판단하면 안 되는 이유

지금 안우진에게 필요한 건 승수나 평균자책점이 아니라 건강한 몸을 되찾는 것이다. ABS 도입으로 좌우 존이 좁아진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도 필요하고, 우타자 몸쪽 공략이라는 새로운 과제도 남아 있다. 타자들이 150km/h대 후반 직구에 예전처럼 당하지 않는 환경이 된 것도 안우진 입장에서는 새로운 도전이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제는 재활 시즌인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 한 경기 6실점으로 국내용이라는 말이 나오는 건 리햅 시즌의 의미를 완전히 무시한 평가다. 지금 안우진에 대한 정당한 평가 시점은 2027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