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0안타 이상을 기록한 한 현직 1군 타격 코치가 최근 야구 레전드 출신 유튜버들을 향해 직접 쓴소리를 꺼냈다. “코치를 해봤다면 지금처럼 가볍게 입을 놀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었다. 이 발언이 알려지면서 팬들 사이에서 공감이 쏟아졌다.

임창용, 오승환, 윤석민, 김태균, 김병현까지 줄줄이 김서현 관련 영상을 올리며 각자의 처방전을 내놓은 것이 도화선이었다. 여기에 이대호까지 롯데 선수들을 향해 “실력에 비해 뻔뻔하다”는 발언을 꺼내면서 논란이 더 커졌다.
코치는 싫고 방송은 좋다

레전드 출신들이 유튜브와 예능을 택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코치직은 박봉에 책임은 무거운 반면, 방송은 자신의 이름값으로 조회수를 확보하며 편하게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다. 이대호도 코치 자리는 마다하면서 예능과 방송에는 꾸준히 얼굴을 비추고 있고, 감독 자리만을 원한다는 시각이 팬들 사이에서 나온다.

문제는 현장 경험 없이 꺼내는 말들이 현역 선수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직 코치는 “코치로서 선수를 대하면 대단히 조심스러워진다. 말 한 마디에 크게 좌우될 수 있기 때문에 조언 하나에도 신중을 기하게 된다”고 했는데, 그 조심스러움을 모르는 채 방송에서 거침없이 입을 놀리는 것이 문제라는 얘기다.
김서현 이름만 들어가면 조회수가 확보된다

올 시즌 부진한 김서현을 두고 레전드 출신 유튜버들의 영상이 쏟아졌다. 폼을 바꿔야 한다는 쪽과 지금 폼으로 제구를 잡아야 한다는 쪽이 엇갈렸다. 정작 김서현 본인은 투구폼 수정 없이 답을 찾겠다고 밝혔고, 정우람 2군 투수 코치도 기술적인 변화보다 기본에 충실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와 코치가 방향을 정한 상황에서 바깥의 레전드들이 저마다 다른 처방전을 꺼내드는 게 선수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한화 출신 김태완 전 코치가 SNS에서 “조회수와 이슈가 목적인지, 아니면 정말 선수를 걱정하는 마음인지”라고 꼬집은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강약약강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

팬들이 특히 불편해하는 건 비판의 방향이다. 이대호를 포함한 레전드 유튜버들이 어린 선수들의 훈련량 부족이나 정신력 문제를 이야기할 때는 거침이 없는데, 막상 잘못된 기용을 하는 감독이나 시스템 문제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래에 감독 자리를 원하는 이들이라면 프런트와 감독에게 밉보이는 게 두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책임질 수 없는 말은 거침없이 하면서, 정작 책임져야 할 자리는 피하는 모습이 이중적으로 보인다는 게 팬들의 시각이다.
레전드일수록 더 신중해야 한다

현직 코치의 발언이 공감을 얻는 건 레전드의 말 한 마디가 갖는 무게감 때문이다. 선수 시절 최정상에 올랐던 이들의 발언은 그냥 흘려들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조심해야 한다는 게 핵심인데, 지금은 그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레전드라는 이름이 오히려 무책임한 발언을 정당화하는 도구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선수 시절 쌓아온 업적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그 업적이 방송에서의 가벼운 입을 면죄부로 만들어선 안 된다.